기존 거래소 수수료 비싸…비영리로 추진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모건스탠리 등 월가의 9개 대형 금융사들이 ‘멤버스 익스체인지(Members Exchange·MEMX)’라는 이름의 비영리 거래소 설립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기존 증권거래소들의 각종 서비스 수수료 부담으로 고심하다가 비용 절감을 위해 새 거래소까지 만들게 된 것이다.
모건스탠리 외에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 UBS,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시타델 증권, 버추파이낸셜(Virtu Financial), 찰스슈왑, 이트레이드 파이낸셜, TD아메리트레이드 등이 참여한다.
주식 등의 초고속 거래(HFT)를 다루는 버추파이낸셜의 더글러스 시프 최고경영자(CEO)는 “세계 최대의 주식시장에서 기관 투자자와 개인 투자자에게 제대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MEMX 설립 이유를 밝혔다.
새 거래소가 설립되면 기존 거래소들과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금융업계에서는 이미 10여 개의 거래소와 30개의 대체 거래소가 격전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NYSE의 모기업인 인터콘티넨털익스체인지(ICE)와 나스닥, CBOE 글로벌 마켓(CBOE Global Markets) 3대 그룹이 미국 주식시장의 하루 거래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월가의 대형 금융기관들이 참여한다 해도 MEMX가 성공할 수 있을지는 확신하기 어렵다. 새 증권거래소가 기존 거래소들을 대체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2012년 설립된 IEX그룹은 유일한 독립 거래소이지만 미 주식 거래량의 2.5%만 취급하는 수준이다.
WSJ는 이들 금융사가 MEMX 설립을 위해 이미 7000만 달러(약 784억 원)를 확보했고 연초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설립 신청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SEC가 승인 여부를 결정하기까지는 최소 1년 정도 걸리지만 현재 미국 정부기관 폐쇄에 따라 SEC 업무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어 더 늦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