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운용사들이 미국이 경기침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우려는 과도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경제 성장세는 둔화하지만 침체를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미국 경기 둔화로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사라지게 되면 신흥국 투자 여건은 개선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글로벌자산운용사인 얼라이언스번스틴(AB)자산운용은 9일 여의도에서 열린 '2019글로벌 증시·채권 전망'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을 둘러싼 시장의 우려는 많지만 여전히 최선호 주식시장으로 지목했다.
데이비드 웡 AB자산운용 주식부문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서 리세션(경기 침체)을 전체하고 거래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지만 올해도 미국 주식시장에서 부를 축적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면서 “기업의 실적전망이 좋은데다 기술적 수급이나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좋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이 2.3%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제조업 관련 지표는 약세를 보이긴 했지만 서비스나 고용지표는 여전히 견조하다는 것이 웡 매니저의 설명이다. 특히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 경제가 여전히 강한 상황에서 경기침체를 논할 수 없다며 약세장에 대한 우려를 일축했다. 웡 매니저는 “S&P500지수를 놓고 보면 과거 경기침체가 아닐 경우 조정기간이 있어도 그리 길지 않았다”면서 “그래서 올해 조정기간이 온다고 하면 이는 매수·매입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슈로더투자신탁운용은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이 2.4%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슈로더운용은 “미국의 성장은 지속될 것이며 소비자 대출 과다 등 경고음은 아직 들리지 않고 있다”면서 “다만 시장 성과는 둔화될 가능성은 있다”고 예상했다.
두 운용사 모두 신흥시장 투자 매력은 유효하다는 전망을 내놨다.
웡 매니저는 “작년 신흥국 기업들의 실적과 주식의 성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며 “과거 패턴을 보면 신흥국에서 이런 괴리를 보인 이듬해에는 주가가 큰 반등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흥국 시장에 미국 투자자의 자금이 큰 변수라고 본다”며 “올해 하반기에 신흥국에 대한 미국 투자자의 자금 투자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슈로더는 신흥국 주식 시장을 개별적으로 보면 성장, 밸류에이션, 수익 측면에서 기회가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한국시장의 경우 글로벌 성장 관련 위험에 노출돼 있지만 부정적인 이익 전망이 이미 밸류에이션에 반영돼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전략에 대해서는 AB자산운용은 채권 투자의 경우 안전자산인 국채와 위험자산인 하이일드채권을 동시에 투자하는 신용바벨 전략을 추천했다. 주식투자의 경우 성장주를 주목할 것을 추천했다.
유 매니저는 “올해 미중 무역 갈등은 지속되면서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변동장세에는 국채와 하이일드 채권을 한 투자 바구니에 담는 신용바벨 전략을 추천한다”면서 “두 가지 상반된 위험을 한 바구니에 균형있게 담는 전략을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슈로더는 소비재 및 기술 종목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슈로더는 “컨텐츠와 미디어 이용의 경쟁 지형이 급속히 바뀌면서 소셜 미디어, 음악, 게임 등의 분야에서 상당한 투자 기회가 조성되고 있다”면서 “현재 밸류에이션이 높아 보이는 기업들도 있지만, 비즈니스 활동의 확대 가능성 또는 장기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컨텐츠 자금화 부문에서 이들 기업들의 역량이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