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이 14일 회장으로 승진 취임하며 관련 업계를 비롯해 사회 전반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해욱 회장은 1995년 대림에 입사해 2010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부회장직 9년만에 승진한 셈이다.
이 회장은 2011년 이후 공석이던 그룹 회장직을 맡아 업무를 수행하지만, 계열사 대표이사는 맡지 않는다. 이에 대림그룹은 각 계열사별 이사회 중심 경영체제가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 3월 이 회장을 포함한 대림산업 대표이사 3인은 이사회 중심의 독립·전문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사임한 바 있다.
이 회장은 이준용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창업주 고(故) 이재준 회장의 손자로 1992년 미국 덴버대 경영통계학과를 졸업하고 1995년 미국 콜럼비아대에서 응용통계학 석사를 받았으며 같은 해 대림산업에 입사했다.
이 회장은 이날 사내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명예회장님과 선배님들이 이뤄 놓으신 대림을 지속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절대경쟁력을 갖출 때까지!” 라는 간단한 취임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 회장의 승진은 그 동안의 경영성과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변화와 혁신을 통해 IMF와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주도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IMF 당시 석유화학사업의 체질개선과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서는 한편, 석유화학사업 빅딜 및 해외 메이저 석유화학회사와 전략적 제휴를 성사해 그룹 전체의 재무위기를 무사히 넘겼다는 설명이다.
또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는 건설사업의 체질 개선을 위해 신평면 개발과 사업방식 개선, 설계에서부터 시공까지 전 분야에 걸친 원가혁신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주택공급 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림산업 앞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사업적인 면에서는 플랜트 부문의 부진이 시급한 상황이다. 지난 연말 임헌재 대림산업 플랜트사업본부장은 사내 인트라넷 시스템에 '임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비상경영 선언문)을 올리는 등 위기감이 팽배하고 올해 1월부터 조직을 축소·통합했다. 설계 조직과 공사 조직을 합치고 입찰·영업 등 신규 수주 관련 조직을 축소했다. 근무지를 서울 종로구 디타워에서 지방으로 옮기는 방안도 살펴보고 있다. 기존 임직원 임금도 3년간 동결하고, 본부 내 인사 승진은 경영 정상화 때까지 중단키로 했다.
대림산업 플랜트사업본부 인력이 회사 전체의 3분의 1 이상인 1500여 명에 달하는 만큼 플랜트 부문의 문제 해결이 향후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지난 1995년 대림에 입사한 이 부회장은 2001년 그룹 기획 담당 상무 자리에 오르기 전까지는 거의 외부로 노출 되지 않았다. 실제로 그때까지만 해도 이 부회장의 지분은 전문하다시피 했다. 하지만 이후 이 부회장의 지위는 가파르게 상승한다.
2003년 전무로 승진한 데 이어 2005년에는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본격적으로 승계작업에 돌입한다. 그 해 이 부회장은 대림그룹의 지주회사격이던 대림코퍼레이션의 공동 대표이사에도 취임하는 등 승계작업에 속도를 내게 된다. 당시 대림코퍼레이션은 대림산업의 지분 21%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 무렵 이준용 당시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이후 이 부회장은 2010년 부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그 해 대림I&S를 통해 도시형생활주택사업에도 진출하며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된다.
지난 2016년에는 운전기사에게 무리한 요구와 폭언을 한 사실이 밝혀지며 갑질 논란이 일었고 이로 인해 2년 연속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요구를 받는 등 아직도 지속적으로 회자되고 있어 이에 대한 적극적인 사과도 필요한 상황이다. 당시 이 회장은 주주총회 자리에 나타나 사과했지만 대국민 해명을 한 적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