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의사들이 변화하는 의료환경에 걱정이 태산이다. 4차산업혁명에 따른 의료시스템의 급속한 변화를 인지하고 있지만 대비방법이 막막해서다. 이 같은 현상은 대형병원 의사들보다 개원의, 봉직의(페이닥터)들에게 더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이투데이가 의사전용 커뮤니티 사이트 '인터엠디'와 공동으로 현직 의사 301명(개원의·봉직의)을 대상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 의료계 교육’에 대해 조사한 결과 참여자들의 3분의2인 66%가 의료환경의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들은 ‘AI 영상 판독’, ‘빅데이터 연구’ 그리고 ‘다양한 스마트 헬스케어 프로그램’ 등에서 변화를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에서 ‘무엇을 대비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의견이 70%를 차지하고 있어 현직 의사들에 대한 교육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된다.
설문에 참여한 의사는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를 몰라 10년~20년 이후가 난감하다”며 “현직 의사들도 변화에 맞는 관련 교육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대한의료정보학회와 한국정보의학인증의 관리위원회는 전문의 및 예비 전문의들을 대상으로 ‘정보의학인증의 교육수련 과정’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매 기수마다 인원을 30명으로 제한하고 있어 참여 경쟁률이 치열하다. 현직 의사들이 느끼고 있는 변화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이 같은 프로그램이 더 필요한 이유다.
이와 함께 이들은 앞으로 의대 교육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는데 공감했다.
최근 의대 내 교육이 4차 산업혁명에 맞춰 일부 개편되고 있는 가운데 현직 의사들도 학부 내 교양과목 등에 빅데이터, 통계, AI, 코딩 교육이 꼭 필요하다는데 압도적인 응답률(60%)을 보였다. 의학·공학의 융합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83%로 높게 나타났다.
또 다른 참여 의사는 “의대 내 교육이 너무 한정적이라 학부 과정에서만큼은 AI, 빅데이터 등 폭넓은 사고와 많은 지식들을 접할 수 있는 교육이 꼭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도 변화의 흐름에 따라가기 위해 현직 의사들을 위한 관련 교육의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경철 테라젠이텍스 부사장(가정의학 전문의)은 “정부, 대학에서 관련 프로그램들이 많이 개설되고 있지만 과별로 관심사가 다르고 이런 과정을 가르칠 수 있는 전문가도 굉장히 부족한 현실”이라며 “학회별로 이와 관련한 강의들이 많이 열리고 있어 배우려는 의지가 높은 개원의들을 대상으로도 강의가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한국정보의학인증의 관리위원회는 자신이 속한 진료과에서 데이터 분석 전문성을 바탕으로 환자를 치료하는 정보의학 세부 전문의를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