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200선을 회복했다. 작년 10월 10일(2228.61) 이후 3개월여 만이다. 최근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3000억 대 순매수를 보이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30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22.84포인트(1.05%) 상승한 2206.20에 장을 마쳤다. 이날 지수는 전장보다 0.13포인트(0.01%) 오른 2183.49로 출발해 장중 2170선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외국인들이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사자’에 나서자 반등에 성공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미중 무역협상 등을 앞두고 긴장감이 커진 상황에서 애플이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실적을 발표, 시간 외 장에서 강세를 보이자 국내 반도체주들이 영향을 받는 모습이었다. 이날 국내 반도체 대표주인 삼성전자(1.98%), SK하이닉스( 3.41%)도 동반 상승했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이 1월 2일 이미 레터를 통해 가이던스(실적 전망치)를 낮춘 만큼 시장은 악재 소멸로 해석한 것”이라며 “신규 스마트폰 수요 회복 이슈에 따른 주가 반등이 아닌 만큼 국내 부품·소재업체에도 긍정적 효과를 미쳤다”고 분석했다.
외국인은 반도체주뿐만 아니라 포스코,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대한항공, LG생활건강, 기아차 등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5거래일 연속 ‘사자’에 나선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에서만 3098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기관도 197억 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은 3273억 원을 순매도했다.
당초 부진한 흐름을 보일 것이란 전망과 달리 예상 밖 ‘1월 효과’를 나타나면서 전문가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특히 최근 증시 상승세가 얼마나 이어질 수 있을지 전망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1월 주식시장이 미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기조 변화 기대를 선반영한 만큼, 2월에는 단기적으로 모멘텀 공백기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시장은 속도 조절이 나올 수 있는 위치에 도달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반해 윤영교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성장에 대한 기대가 꺾이면서 기업실적에 대한 기대도 약해지고 있지만 코스피 시장은 경제와 엇갈린 행보를 보이면서 상승했다”며 “이는 국내 증시가 ‘실망’ 단계를 지나 역발상 투자 단계에 들어섰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으며 2월 증시도 1월의 분위기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전문가들은 경기 둔화와 무역분쟁,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같은 대내외 불안 요인이 여전한 상황이라는 점에는 의견을 같이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시적으로 공포 국면에서 벗어난 것을 느낄 수 있지만 안심하고 무리수를 두는 것은 쉽지 않다”며 “그동안 주식시장을 짓눌러온 악재의 완화 및 해소 가능성 대한 고민을 지속할 필요가 크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