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이 계열사 재무개선 작업에 한창이다. 2년여에 걸쳐 1000억 원가량 증자했지만 갈 길은 멀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전날 계열사 인제 스피디움을 상대로 60억 원 규모의 출자를 결정했다. 회사 측은 “종속회사의 재무구조 개선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올 들어 태영건설의 첫 계열사 출자다.
인제 스피디움은 2009년 태영건설이 참여한 민간투자 사업의 일환으로, 강원도 인제군과 인제 오토테마파크 조성사업 관련 협약을 체결한 후 설립됐다. 현재 인제 오토 테마파크 안에서 자동차 경주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설립 당시 지분 29.4%를 보유하던 태영건설은 2016년 포스코ICT와 코리아레이싱페스티발 등으로부터 지분을 추가 매입, 과반을 확보했다. 이어 2017년 8월 남은 지분 전량을 매입함으로써 연결기업으로 편입시켰다.
지분 완전 매입과 함께 본격적인 재무개선 작업도 시작됐다. 2017년 8월 530억 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태영건설은 그해에만 총 870억 원의 출자를 단행했다. 이어 지난해 5월과 이달 11일 각각 60억 원을 추가로 출자, 총 990억 원의 자금을 지원했다.
든든한 지원에도 불구하고 인제 스피디움은 여전히 적자 상태다. 완전자본잠식 역시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인제 스피디움의 매출액은 99억9000만 원으로, 당기순손실은 72억2000만 원에 달한다.
매출액은 2017년과 비교했을 때 4배 이상 늘었지만 문제는 손실로, 당기순손실이 49.56% 증가했다. 총자본 역시 -715억 원에서 -725억 원으로 소폭 증가하며 여전히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다. 그 결과 현재 태영건설이 지분 100% 보유한 종속기업 중 유일한 자본잠식 계열사로 남아있다.
한편 태영건설의 부채비율은 3분기 연결기준 231.73%로, 전년 말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128%였던 유동성비율은 159.55%까지 증가해 유동성 위험을 낮춘 모습이다.
김선미 KTB증권 연구원은 “태영건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SOC 등 투자지분 손상차손 반영으로 영업외 비용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 상반기 자체 사업 분양이 원활하게 공급될 경우 2021년부터는 다시 10%대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성장률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