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희정 아나운서가 한 커뮤니티에 올린 글이 화제다.
최근 '글이 작품이 되는 공간'을 좌우명으로 운영되는 커뮤니티 '브런치'에는 임희정 아나운서의 글이 게재돼 눈길을 샀다.
이 글에서 임 전 아나운서는 자신을 '개천에서 난 용'으로 비유했다.
자신이 초등학교도 겨우 졸업한 막노동하는 부친과 모친 밑에서 자라, 아나운서가 된 이후에 자신의 부모를 바라보는 시선에 당당하지 못했음을 고백했다.
그는 이 글에서 "사람들은 아나운서라는 내 직업 하나만을 보고 당연히 번듯한 집안에서 잘 자란 사람, 부모의 지원도 잘 받아 성장한 아이로 여겼다. 그 당연하다는 듯한 시선으로 '아버지는 무슨 일을 하시냐'라고 물어오곤 했다"라며 "내가 '건설 쪽 일을 하시는데요'하고 운을 떼자마자 아버지는 건설사 대표나 중책을 맡은 사람이 됐고, 어느 대학을 나오셨냐 물어오면 아무 대답을 하지 않아도 아버지는 대졸자가 됐다. 부모를 물어오는 질문 앞에서 나는 거짓과 참 그 어느 것도 아닌 대답을 할 때가 많았다"라고 회상했다.
임 전 아나운서는 사회적 틀에 부모님을 가두고 부끄러워했던 자신을 후회하며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나는 막노동하는 아버지 아래서 잘 자란 아나운서 딸이다. 한글조차 익숙하지 않은 부모 아래서 말을 업으로 삼는 아나운서가 됐다. 내가 개천에서 용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정직하게 노동하고 열심히 삶을 일궈낸 부모를 보고 배우며, 알게 모르게 체득된 삶에 대한 경이(驚異)가 있기 때문이다"라며 "아나운서라는 직업이 대단한 일도 아니고, 막노동이 변변치 않은 직업도 절대 아님을 나도 너무나 늦게 깨달았다"라고 말했다.
또한 "기적은 다른 것이 아니었다. 나를 키워낸 부모의 생, 그 자체가 기적이었다"라며 글을 마쳤다.
해당 글은 SNS 등을 통해 퍼지며 많은 이들로부터 격려와 응원을 받고 있다.
네티즌은 "스마트폰으로 본 기사 중에 가장 예뻤다", "부모님이 보시면 눈물 나실 듯", "사회적 편견을 이겨낸 당당한 모습이 본받고 싶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임희정 전 아나운서는 사내 아나운서로 시작해 광주 MBC 아나운서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프리랜서로 라디오 DJ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