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람의 가상화폐 스토리텔링] 이더리움 하루 생산량 30%감소…난이도 폭탄을 알면 ‘아하’

입력 2019-02-19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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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암호화폐) 중 시가총액이 두 번째로 높은 이더리움의 일일 생산량(채굴량)이 최근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는데요.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1만8000이더(Ether)가 나오던 게 지금은 1만2914이더까지 줄었습니다. 3분의2 수준인데요. 생산량이 왜 이렇게 감소했을까요. 답은 이더리움에만 내장된 ‘난이도 폭탄(Difficulty Bomb)’이라는 프로그램 때문입니다.

◇하루 생산량 얼마나 줄었나 =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상태로 그대로 두게 되면 채굴을 아예 할 수 없는 상태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이를 ‘아이스 에이지(빙하기)’라고 부르는데요. 아직은 시간이 몇 달 정도 남아 있습니다.

이더리움 재단은 이더스캔이라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더리움의 통계 정보를 제공하는데요. 여기에서 확인했을 때 2017년 10월부터 일평균 1만8000이더가 생산돼 왔어요.

지난해 12월 말부터 급격하게 생산량이 줄기 시작하는데요. 눈치 챈 분들이 있을 테지만 콘스탄티노플이 예정된 시점하고 비슷하게 맞아 떨어지는데요.

이더리움의 콘스탄티노플 업데이트는 지난해 11월 최초 예정일에서 두 번의 연기 후 이달 27일 전후로 예정돼 있습니다. 콘스탄티노플에는 난이도 폭탄이 작동하는 것을 1년간 연기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데요. 이 패치가 늦어지면서 이더리움이 채굴 난이도가 계속 올랐기 때문에 채굴량은 감소한 것입니다.

◇난이도 폭탄이란 = 일일 채굴량 그래프를 통해 또 알 수 있는 내용이 예전에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는 것인데요. 2017년 4월부터 단계적으로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10월까지 절반으로 떨어졌었죠. 수치로는 3만에서 1만4500이더까지 감소했습니다.

그러다 10월 1만8000대로 갑자기 증가했습니다. 이때가 비잔티움 업데이트가 이뤄진 때였고, 난이도 폭탄을 연기한 것을 확인할 수 있어요.

왜 이더리움에는 난이도 폭탄이란 프로그램이 내장된 걸까요. 완전히 없애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게 하면 안 될까요.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의 이더리움 백서에는 이런 고민이 담겨 있습니다.

이더리움은 막대한 전기를 사용해 특정한 연산값을 찾는 작업증명(PoW) 방식이 자원 소모가 심하다는 철학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새로운 방식을 추구하기 보단 비트코인으로 안전성이 검증된 작업증명 방식을 먼저 도입하고, 이후에 새로운 생산방식(채굴 또는 검증)으로 전환하기로 했어요.

새로운 생산 방식은 일정량의 이더를 소유한 이들이 공동으로 네트워크를 유지하는 ‘지분증명(PoS)’ 방식입니다.

하지만 1만 이상의 참여자로 이뤄진 네트워크에서 지분증명 방식을 완벽히 구현한 가상화폐는 아직 없어요.

사실 이더리움은 지분증명 방식을 2017년 중순 전환할 계획이었지만, 당시 지분증명 방식의 기술적 검증이 끝나지 않아 연기를 했습니다.

난이도 폭탄은 채굴 방식이 전환되는 동안 기존 방식(작업증명)으로 더 이상 채굴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 만든 것이에요.

◇이더리움의 생산량은 어떻게 될까 = 아직 새로운 채굴 방식인 지분증명이 제대로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기존 채굴 방식인 작업증명 방식을 유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이미 작동하기 시작한 난이도 폭탄을 연기하거나 제거해야 합니다.

이더리움 재단은 수차례 회의 결과 약 1년간 연기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아예 완전히 없애자는 소수의 주장이 있었지만, 언젠가 채굴 방식이 자연스럽게 변화하기 위해선 필요하다는 인식이 공감대를 얻었습니다.

기존 채굴 방식은 유지하되 생산량은 3분의 2로 줄어들게 됩니다. 하루 평균 1만8000이더가 생산되던 것이 1만2000이더로 줄어들게 되는 셈이죠.

공교롭게도 최근 감소한 생산량과 비슷한 양이군요.

지분증명 방식으로 전환되면 이더리움의 생산량은 더 급격하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왜냐하면 채굴비용이 낮아지게 때문입니다. 지분증명 방식에선 소량의 이더(최소 32이더)를 보유하면 노트북 수준의 컴퓨터로도 채굴이 가능하게 된다고 합니다.

지속적으로 생산량이 줄어든다면 약 1억2000만이더 정도로 수렴하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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