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의 수석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가 19일(현지시간) 향년 85세로 별세함에 따라, 칼 라거펠트가 생전에 아꼈던 반려묘 '슈페트'가 받을 상속액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칼 라거펠트의 재산은 2억 달러(약 2242억원)로, 평생 독신으로 살아온 그가 가장 사랑한 가족인 고양이 '슈페트'에게 얼마만큼의 유산을 남겼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라거펠트와 슈페트의 인연은 2011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원래 슈페트는 모델 밥티스트 지아비코니가 키우던 고양이였다. 지아비코니는 2주간 해외 일정을 떠나며 라거펠트에게 고양이를 맡겼고, 그동안 슈페트의 매력에 푹 빠진 라거펠트는 고양이를 입양해 키웠다.
이후 슈페트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고양이가 됐다. 칼 라거펠트는 슈페트에게서 다양한 영감을 받으며 제품을 디자인했다. 슈페트를 캐릭터화한 제품을 내놓기도 했다.
슈페트는 자동차 회사인 오펠의 광고모델로 활약하고, 화장품 브랜드 슈에무라에서 '슈페트'라는 이름으로 제품을 출시하며 최소 340만달러(약 38억원)를 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슈페트의 일거수일투족을 기록한 인스타그램 계정의 팔로워는 수십만 명에 이른다.
라거펠트는 생전 슈페트에 대해 "사람 같지만, 말을 하지 않는다는 특별한 장점이 있다", "슈페트는 내 세상의 중심이다", "슈페트의 우아함과 태도에서 영감을 받았다"라는 등의 말을 했다.
또한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슈페트와 할 수만 있다면 결혼하고 싶다"라고 밝힐 만큼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라거펠트는 숨지기 훨씬 전 "슈페트는 전속 경호원 그리고 두 명의 하녀와 함께 익숙해진 스타일대로 계속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법에서는 동물이 유산을 받을 수 없다. 그러나 라거펠트는 과거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프랑스인이 아니라는 점을 언급하며 유산상속의 뜻을 내비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