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을 위해 방문한 중국 류허 부총리를 면담한 자리에서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곧 만나길 기대한다"면서 "아마 3월에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장소로는 자신의 별장인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를 언급했다.
미 경제매체인 CNBC 방송 등에 따르면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이날 중국측 협상단이 협상 진전을 위해 워싱턴DC에 이틀간 더 머물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이날까지로 예정된 협상을 오는 24일까지로 연장한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도 "중국과 좋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며 "우리는 많은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합의가 이뤄질 매우 좋은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미중은 지난 19일부터 워싱턴DC에서 차관급 협상을 한 데 이어 21일부터 고위급 협상을 진행 중이다. 미측에서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중국 측에서는 시 주석의 경제 책사인 류허 부총리가 고위급 협상단을 이끌고 있다.
미중 양국은 협상에서 일부 진전을 이루고 있지만, 중국의 기술이전 강요 등 일부 핵심 쟁점에서는 아직 이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CNBC는 중국 측이 협상에서 총 1조2000억 달러(약 1350조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 구매를 약속했지만, '중국의 기술 이전 강요 방지' 등 핵심 이슈에서 여전히 간극이 크다고 보도했다.
이번 협상에서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와 ZTE 문제는 해결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미국은 현재 대이란 제재 위반 혐의 등으로 화웨이와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을 기소해 수사하고 있다. 또 ZTE에 대해서는 지난해 제재를 가했다가 벌금 10억 달러 등의 합의를 한 뒤 제재를 풀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류허 부총리를 면담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화웨이와 ZTE 문제가 포함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번 협상에서 화웨이의 문제를 논의하지는 않았지만, 향후 협상에 포함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향후 협상에서 화웨이 등 중국 통신기업에 대한 수사, 제재 등을 활용해 중국의 양보를 이끌어내려는 고도의 압박 작전으로 풀이된다.
CNBC는 시진핑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이 류허 부총리 편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무역협상에서 타협을 위한 노력을 서로 배가하자"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류허 부총리도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한 자리에서 무역협상 타결 가능성에 대해 "매우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므누신 재무장관은 미중 정상회담에 대해 "향후 수일간의 협상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환율과 관련한 강력한 합의에 대해 결론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그동안 중국의 인위적인 위안화 평가절하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왔다.
미중은 고위급 회담이 끝나는 오는 24일까지 중국의 통상·산업정책의 변경 방향을 담은 양해각서(MOU) 작성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순조롭게 논의가 이뤄진다면 △기술이전 강요·사이버 절도 △지식재산권 보호 △비관세 무역장벽 △외환시장 개입 △농축산물 시장 개방 △서비스 시장 개방 등 6건의 MOU가 체결될 전망이라고 로이터통신 등 미국 언론들은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