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과 연계...주가 오르면 매각시기 앞당겨질수도
산업은행이 올해 하반기 대우건설 매각을 재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대우건설을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KDB AMC)에 편입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산은은 늦어도 올해 초가을에는 AMC를 설립할 방침인데, 이 기구를 통해 대우건설 매각이 본격화되는 것이다.
AMC가 구조조정을 전문으로 하는 만큼 여기에 포함된 기업은 속도감 있게 매각을 추진할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우건설외에도 금호타이어와 동부제철 등 4-5개 기업이 포함됐다"고 말했다.
가장 큰 관심은 한 차례 매각에 실패한 대우건설이다. 지난해 1월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를 위해 본입찰에 단독 참여했으나 해외 부실 문제가 불거지면서 인수를 포기한 바 있다.
산은이 현재 사모펀드 ‘KDB 밸류 제6호’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대우건설 주식은 2억1093만1209주(지분율 50.75%)다. 호반건설의 인수 과정에서 인수대금은 대우건설 1주당 7700원으로 설정돼 대우건설 매각가는 1조6000억 원대로 추정된다.
이번 대우건설 매각은 특이하게 남북경협과 연계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인프라 투자 위주의 남북경협은 대규모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 도로나 철도 건설 등은 규모가 크기 때문에 자금 조달이 필수적인데 산은이 그 역할을 수행한다. 산은에 속한 대우건설이 수주에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다.
이때 남북경협으로 인한 가치 상승과 기대감이 반영돼 대우건설의 주가가 오르면 재매각을 추진하겠다는 게 이동걸 산은 회장의 계획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남북경협이 잘 되면 대우건설의 주가가 오를 거 같은데 이때 대우건설을 팔려고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