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두산건설이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27일 두산건설 노동조합에 따르면 회사측은 희망퇴직에 관한 세부사항을 결정하기 위해 노조와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조합에 따르면 두산건설은 이르면 28일 희망퇴직 안내를 시작할 전망이다.
희망퇴직 접수 기간은 공지 이후 2주간으로 예정됐으며 희망퇴직 대상은 과장 이상 또는 1984년생 이상으로 정해졌다. 희망퇴직 위로금은 근무 기간 '5년 미만'은 6개월, '5~10년' 12개월, '10~15년' 20개월, '15년 이상' 24개월 치가 지급될 방침이다. 퇴직 일시는 내달 20일 자로 처리된다. 회사가 계획한 퇴직 희망자 모집 규모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조합은 원칙적인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양유미 두산건설 노동조합장은 조합원들에 보내는 글을 통해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서 많은 자금이 소요되는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것은 회사를 살라기 위한 자구책이 아니고 보여주기일 뿐이라는 것을 2013년 희망퇴직을 통해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두산건설은 건설경기 침체로 2013년 유동성 위기에 빠진 적이 있다. 당시 회사는 희망퇴직 실시와 함께 인력 재배치에 나서며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하지만 눈에 띄는 개선은 이루지 못하고 2015년 다시 적자 경영으로 이어졌다.
한편 조합은 이번 희망퇴직을 실시하기 전 △당사의 잉여인력현황 △회사 경영에 대한 비전 제시 △비상경영운영(안) 등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두산건설은 수천 억 규모의 손실을 드러내 논란이 됐다. 회사는 14일 공시를 통해 기타채권 회수 불확설성으로 3390억 원 손상차손액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지난해 연결기준 잠정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적자로 전환됐고, 당기순손실은 199.8% 악화된 5518억 원을 기록했다.
두산건설은 이에 대한 조처로 4000억 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에 두산건설 지분 73.38% 보유해 유증 참여가 유력한 두산중공업을 비롯, 두산그룹 계열사들의 주가가 이날 일제히 떨어지는 후유증이 발생했다. 두산그룹 전체가 두산건설을 살리기 위해 큰 부담을 지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때문에 자체적인 경영 정상화의 일환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하는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