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이달 말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구광모<사진> LG 대표이사 회장의 경영 기틀을 완성한다. 작년 임원인사를 통해 그룹 경영의 틀을 잡았다면, 이번 주총에서는 구 회장 체제 구축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LG 지주와 LG 계열사들은 이달 14일부터 LG하우시스를 시작으로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 정관 변경, 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 등의 안건을 승인할 예정이다.
가장 큰 변화는 구 회장의 오른팔로 불리는 권영수 LG 최고운영책임자(COO) 부회장의 전자계열사 이사 선임이다. LG의 주력 계열사인 LG전자는 15일 주총서 권 부회장을 기타 비상무이사에 신규선임한다. LG전자와 함께 또 다른 주력 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도 권 부회장을 신규이사 명단에 올렸다. 그는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경력도 갖고 있다.
이로써 LG는 권 부회장이 구 회장의 경영을 대표보좌하는 형태를 갖추게 됐다. 권 부회장이 직접 계열사 경영 의사 결정에 참여해 구 회장의 의중을 표현할 것으로 점쳐진다. 그만큼 권 부회장의 역할도 막중해졌다.
LG는 작년 7월 LG유플러스에 있던 권 부회장을 그룹 COO로 앉힌 데 이어 작년 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권 부회장 아래 10명의 팀장을 모두 교체했다. 권 부회장은 이들 10명의 팀장과 소통하며 구 회장과 LG 계열사간의 의견을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LG는 이번 주총에서 하범종 LG 재경팀장을 이사로 신규선임한다. 하 팀장은 LG화학 재무관리담당 상무와 LG 재경임원 전무를 거친 재무통이다. 그는 LG생활건강 사내이사에도 신규선임될 예정이다. LG상사에는 이재원 LG 통신서비스팀장이, LG하우시스에는 강창범 LG 화학팀 팀장, LG이노텍에는 정연채 LG 전자팀장 등 권 부회장 아래 팀장들이 주요계열사 이사에 신규선임된다.
특히,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2% 급감한 LG하우시스는 재무 전문가들을 대거 투입하며 체질개선에 나섰다. LG하우시스는 강인식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사내이사로 등재한다. 강 CFO는 LG화학 금융, 경리담당 출신으로 재무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사에 새롭게 오르는 강창범 LG 화학팀장도 LG 경영관리팀(화학), LG화학 전지 경영전략 담당 출신이다.
LG화학은 지난해 말 퇴임한 박진수 전 부회장 체제를 그대로 유지한다. 박 부회장은 경영에서 물러나 이사회 의장 역할만 할 예정이다. 신학철 신임 대표이사 부회장은 이사로 신규선임돼 이사회 구성원의 역할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LG화학은 처음으로 이사회와 경영의 분리를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G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 등 기업의 회게 업무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회계 전문가도 사외이사로 영입하고 있다. LG는 한종수 이화여대 경영대학 교수를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에 선임한다. LG상사도 이달 15일 주총서 양일수 이정회계법인 대표를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한편, LG는 구본준 부회장이 LG, LG전자, LG화학 등의 등기이사 자리를 모두 내려놓으면서 완전한 세대교체를 이루게 됐다. 홀로서기가 시작된 구 회장은 올해 ‘뉴 LG’ 만들기에 집중할 계획이다. 구 회장은 격식과 관습에서 벗어나 새로운 기업문화 만들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