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마트 이어 제과ㆍ칠성 등 식품 제조업도 공장 매물로 내놔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이하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 보복 조치로 롯데그룹이 중국 내 마트, 백화점 사업을 접은 데 이어 식품제조사업 또한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롯데는 2017년 사드 부지를 제공한 뒤 불매운동 등 중국으로부터 보복을 당해왔으며, 결국 중국 사업의 도미노 엑시트(연쇄 이탈)가 현실화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의 중국 공장 6곳 중 4곳의 매각 작업을 진행한다. 누적된 적자 폭을 감당하지 못하고 공장 가동률이 감소, 정상적인 운영을 할 수 없다는 게 롯데 측 설명이다. 롯데제과는 초코파이와 껌 등을 생산하는 베이징 공장(롯데차이나푸드)과 초콜릿 공장(롯데상하이식품)을, 롯데칠성음료는 허난성 뤄허에 있는 음료수 생산 공장(롯데오더리음료)과 베이징 음료 공장(롯데화방음료) 등 총 4곳을 매물로 내놓았다. 현재 이들 공장의 소유권은 롯데지주가 갖고 있다. 다만, 매각 대상에서 빠진 롯데제과 칭다오 공장과 롯데칠성음료의 칭바이 생수 공장은 생산 물량 대부분을 한국으로 들여와 사드 보복 영향권에서 벗어났다.
롯데칠성음료는 2005년 10월 북경후아방식품유한공사를 1200만달러에 인수하면서 중국 내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이후 약 950억 원을 투자했지만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롯데제과 역시 1995년 중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성장했으나 사드여파로 인해 매출에 직격탄을 맞아왔다.
중국 정부의 보복 조치에 롯데마트와 롯데백화점도 사드 유탄을 맞았다. 롯데백화점은 중국에서 톈진 동마로점과 톈짐 문화중심점, 웨이하이점, 청두 환구중심점, 선양점 등 5곳을 운영해왔지만, 지난해 12월 톈진 동마루점이 문을 닫았고, 톈진문화센터점도 이달 말 영업을 중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남아있는 세 곳 역시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다.
롯데마트 역시 2007년 중국 진출 이후 지난해 사업을 접고 철수했다. 롯데는 현재 마트 112개를 모두 매각·폐점하고, 백화점 5개점 중 3개점을 매각한 상태다. 롯데백화점은 중국에서 지난 2016년부터 2년간 약 1400억 원 영업 손실을 냈다. 2013년 1조7750억 원에 달하던 롯데마트의 중국 내 매출은 2017년 2630억 원으로 급감했다.
2008년부터 3조 원을 쏟아부은 선양 롯데타운 프로젝트도 표류하고 있다. 선양 롯데타운 프로젝트는 중국 랴오닝성 선양에 연면적 145만㎡로 쇼핑몰, 테마파크, 호텔, 아파트를 아우르는 초대형 복합단지를 짓는 사업이다.
이에 따라 롯데는 성장세가 멈춘 중국을 벗어나 인도나 동남아 등으로 시장을 넓히는 남방정책을 강화한다는 의지다. 특히 최근 이영호 식품BU장(사장) 체제가 출범한 후 첫 동남아 진출로 기대를 모은다.
롯데제과는 지난 1월 말 미얀마 제빵업체인 ‘메이슨’ 인수식을 갖고 미얀마에서의 새로운 제과사업 개시를 공식화했다. 2007년 베트남에 이은 롯데제과의 두번째 동남아 진출 케이스다. 현지에 3개 공장을 운영하는 메이슨은 양산빵 및 비스킷·파이(케이크)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