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선씨 의사와의 통화서 "99년 조증약" 언급…검찰 "이씨 일방적 녹음" 반박
이재명 경기지사의 '친형 강제입원' 사건의 핵심 쟁점인 '친형 고 이재선씨의 조증약 복용'과 관련해 이 지사 측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녹취서가 공개됐다.
검찰은 "이 씨가 2012년까지 조울병 진단과 치료를 받은 적이 없다"고 판단했지만 녹취서에는 2002년 이미 이 약을 복용한 사실이 포함돼 있었다.
18일 수원지법 성남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최창훈) 심리로 열린 제11차 공판에서 이 지사 측은 이재선씨와 가정의학과 전문의 백모씨의 전화통화 녹취서를 공개했다.
이 지사 측 변호인은 녹취파일을 2012년 이씨의 존속상해 사건 기록에서 찾아냈고 이씨가 당시 직접 검찰에 제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녹취서에는 이씨가 의사 백씨에게 "백 선생님이 뭔가 약을 줬는데 내가 '이게 뭐냐'고 그랬더니 '조증약이다'…"라며 "99년이야 정확히"라고 말하는 대목이 있다.
이어 "내가 한 번인가 그거… 마누라(박인복씨)가 하도 그러니까 먹고 버린 적이 있거든"이라고 말한다.
이씨가 "문진도 안 하고 약을 쓸 순 없잖아"라고 묻자 백씨는 "약을 조금 빼 줄 수가 있어. 그 정도로 유도리(융통성) 없는 세상이 어디 있어요"라고 답한다.
앞서 지난 11일 제9차 공판에서 이씨의 부인 박인복씨는 "1999년으로 기억하는데 남편의 지인인 의사(백씨) 부부와 식사를 했고 이 의사가 '잠자는 약'이라며 하얀 봉지를 남편에게 건넸는데 남편이 집에 와 하나 먹은 뒤 '효과 없네'라며 쓰레기통에 버린 기억이 있다"며 "의사가 조증약이라고 하지 않았다"며 녹취록과 배치되는 증언을 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이재선씨가 일방적으로 '조증약'을 언급하며 녹음한 것"이라며 "백씨는 검찰 조사에서 '이재선씨가 잠을 잘 자지 못한다고 해서 자신의 부인이 처방받은 수면제 성분이 있는 감기약을 갖다 줬다'고 진술했다"고 반박했다.
백씨는 지난달 28일부터 증인으로 소환됐으나 불응하며 공판에 나오지 않고 있는데, 검찰은 다음 달 초 출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판에서는 이 지사의 동생인 이재문씨가 이 지사 측 증인으로 출석해 이재선씨의 정신감정 의뢰 경위를 설명했다.
그는 자신도 정신병 치료를 받았다고 밝힌 뒤 "(2012년 사건 이전인)2000년부터 셋째형(이재선씨)의 조울병을 확신했다"며 "셋째형과 형수(박인복씨)가 진단을 거부, 2012년 4월 가족회의를 열어 성남시정신건강센터를 통한 강제진단을 결정하고 어머니와 형제·자매들이 센터에 정신감정을 의뢰했다"고 말했다.
제12차 공판은 전 분당보건소장 구씨와 이씨 등이 증인으로 출석한 가운데 오는 21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