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 120조원을 제외하고도 이미 조단위의 투자의지를 밝혀 ‘딥 체인지(근원적 변화)’를 향한 최 회장의 의지가 본격적으로 실행에 옮겨지고 있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슈퍼 호황이 끝난 뒤 반도체 위기론까지 거론되고 있지만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120조 원 규모의 투자를 다년간에 걸쳐 단행할 계획이다.
경기도 용인시에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2022년 이후 이 곳에 4개의 팹(FAB)을 건설할 예정이다. 국내외 50개 이상 장비·소재·부품 협력업체도 클러스터에 들어온다.
반도체의 칩 기판 핵심소재인 실리콘 웨이퍼 제조업체인 SK실트론 역시 올해 사상 최대 투자에 나선다. 이 회사는 올해 투자 계획 금액을 5950억 원으로 설정했다.
사물인터넷(IoT), 전장 등 4차 산업 분야의 성장으로 실리콘 웨이퍼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대규모 투자라는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풀이된다.
SK그룹의 지주사인 SK㈜는 올해 들어 29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 1월 미국 스마트 글라스 업체인 키네스트랄에 1100억 원을 투자한 데 이어 지난 28일에는 미국 G&P(Gathering & Processing) 업체인 블루레이서 미드스트림에 1700억 원을 투입했다.
키네스트랄은 색과 투명도를 조절할 수 있는 유리인 스마트 글라스를 생산하는 업체로 향후 시장의 성장성과 함께 IoT 산업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아 투자를 결정했다.
또 블루레이서의 경우 가스전에서 생산된 가스를 파이프라인으로 운송해 채집하고 최종소비자에게 판매하는데 적합하도록 가공하는 서비스 사업인 G&P 사업을 하고 있어 이번 투자로 기존 그룹사들의 에너지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들어 배터리 사업의 글로벌 영토 확장을 위해 유럽 제2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월 이사회 결의를 통해 제2 공장에 9452억 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으며 2022년 초부터 본격적인 양산을 할 계획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 참석해 “그동안 우리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거나, 지속 가능하고 경쟁력이 있다고 스스로 믿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고 혁신하는 것이 ‘딥 체인지’의 출발점”이라며 “딥 체인지를 할 수 있는 방법론을 치열하게 고민하고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따라 SK그룹사는 비즈니스 모델(BM) 혁신 등 딥체인지를 실행하기 위해 2021년까지 반도체 및 소재, 에너지 신산업, 헬스케어, 차세대 정보통신기술(ICT), 미래 모빌리티 등 5대 중점 육성 분야에 80조 원을 투입한다는 계획 하에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