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갈등, 경기둔화, 금융시장 변동성 원인 지목
세계무역기구(WTO)가 올해 세계 무역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하향했다.
WTO는 2일(현지시간) 세계 무역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전 세계 무역성장률이 2.6%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성장률 3%보다 0.4%포인트 낮은 수치이자 지난해 9월 제시한 올해 전망치 3.7%에서 1.1%포인트나 낮춰 잡은 것이다.
WTO는 무역 갈등, 주요국의 경기 둔화, 금융시장 변동성이 지난해 세계 무역 시장을 급격히 위축시켰다며 앞으로 2년간 국제 무역시장에 엄청난 역풍이 불 것이라고 경고했다.
호베르투 아제베두 WTO 사무총장은 “무역 갈등이 고조된 상황에서 전망이 낮아진 건 놀랍지 않다”며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무역이 성장 동력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이어 “무역 갈등 해소가 시급하다. 나아가 기술 혁명, 일자리 창출 등 세계 무역의 당면 과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제베두 총장의 이같은 평가는 미중 무역협상의 불확실성을 우려한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구해온 보호무역주의가 동맹국인 캐나다, 멕시코, 유럽연합(EU)과의 무역관계에도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는 것이다.
아제베두 총장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세계 무역 시스템을 보호해달라고 호소했다. 미국은 WTO의 분쟁해결기구에 신입 회원국을 임명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 아제베두 사무총장은 이 때문에 국가들 사이에 발생하는 무역 분쟁 해결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규칙에 기반한 무역 시스템이 약해지면 세계 경제 성장과 안정 그리고 일자리 창출에 있어 큰 실수를 저지르는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