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액면분할을 단행한 삼성전자가 국민주로 데뷔한 지 1년을 맞았다. 그동안 실질주주는 5배 증가하고, 거래량은 43배 증가하면서 삼성전자는 한국 대표 기업에서 국민기업으로 도약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말 주식분할 1년을 맞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 30일부터 3거래일간 매매거래 정지기간을 거쳐 5월 4일부터 1주당 5만 원대로 거래를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액면분할로 더 많은 사람이 주식을 보유하게 되면서 투자자 저변 확대와 유동성 증대 효과 등 주식 거래 활성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가 “유통주식수 확대”라고 주식분할의 목적을 밝혔던 것처럼 그동안 거래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삼성전자 주식 거래량은 액면분할 당시인 지난해 4월 524만4033주에서 지난달 기준 2조2326만605주로 43배 증가했다.
한국예탁결제원 집계 기준 삼성전자의 실질주주도 지난해 말 기준 78만8000여 명으로 전년(15만8000여 명)보다 5배 수준으로 늘었다.
삼성전자 실적에도 관심이 높아졌다. 지난달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회에는 지난해보다 참석자가 2배 이상 늘어난 1000여 명이 참석했다. 많은 소액주주가 의결권을 행사하기 위해 직접 주총 현장을 찾아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주주들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삼성전자 경영진에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도 중국의 추격, 반도체 업황 침체 등의 상황에 속에서 대응방안이 무엇인지 물으며 예리한 질문들을 쏟아냈다.
삼성전자 제품에 대한 기대와 관심도 뜨겁다.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삼성전자의 폴더블 폰과 5G 스마트폰을 화웨이 등 주요 경쟁사와 비교, 분석하는 글이 늘었다.
과거 전자기기 마니아나 IT 전문 커뮤니티 중심으로 삼성 제품에 관한 이야기가 오가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소비자의 관점이 아닌 주주의 관점에서 회사의 주력사업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높아졌다는 해석이다.
삼성전자의 변화도 눈에 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당초 예상보다 디스플레이와 메모리 사업의 환경이 약세를 보임에 따라 올해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 수준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는 내용의 1분기 예상실적 설명자료 공시를 냈다.
삼성전자가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자율공시를 통해 전반적인 실적 상황에 관해 설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 실적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새롭게 나타난 현상이다.
최근의 주가하락과 주주총회에 대한 불만은 앞으로의 과제다. 올해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들은 주가상승 대책을 주문했고, 주총이 열린 삼성전자 서초사옥은 늘어난 소액주주의 의결권을 담아내기에 벅찼다. 결국, 삼성전자는 장소가 협소해 입장이 지연되며 주주들에게 불편을 끼쳤다며 사과했다.
재계 관계자는 “주식분할 이후 삼성전자가 국내 증권시장에 미친 파급력도 있겠지만, 소액주주가 늘고 사람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실적, 사업, 사회공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삼성전자에 대한 재평가와 함께 국민 기대 눈높이도 높아져 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