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베이징 1공장 폐쇄 수순, 아시아나 탑승률 반토막 국제선 폐지 수순
2008년 ’리먼 쇼크‘ 이후 양적성장을 앞세워 ‘몸집 부풀리기’에 나섰던 국내 주요 기업이 자발적으로 부실사업 구조조정과 사업구도 재편 등에 나섰다.
당장 수익을 못 내는 사업부문을 정리하는 한편, 효율성을 위해 잇따라 관련사업의 양도 및 흡수합병을 추진 중이다. 핵심사업 집중이라는 생존근육 강화전략을 펼치고있는 셈이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중국사업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다.
글로벌 9200만 대 신차 시장에서 중국은 미국(약 1700만 대)을 제치고 약 2300만 대 수준의 최대 차시장으로 떠올랐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양적성장을 노리면서 일찌감치 각각 4곳과 3곳의 현지공장을 세웠다. 미국에서 현대차(앨라배마)와 기아차(조지아)가 각각 한 곳씩 공장을 운영 중인 것과 대조적이다.
양적성장의 부작용은 2016년부터 본격화됐다. 중국 정부의 △자국 산업 보호 △현대·기아차의 전략제품(주력 SUV) 부재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배치 등이 맞물린 탓이다.
지난해 현지 판매는 전성기였던 2014년 대비 55% 수준으로 반토막 났다.
결국 2002년 말, 베이징자동차와 합작해 세운 베이징 1공장을 이달 말 폐쇄하고 베이징 2·3공장으로 인력을 전환 배치한다.
기아차 역시 가동률 부진 탓에 장쑤(江蘇)성 옌청(鹽城) 1공장 문을 닫는다. 이곳 생산을 중단하고 합작법인의 주주인 위에다(悅達) 그룹에 공장을 넘긴다. 위에다는 이곳을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지난 16일 직접 현지를 찾아가 현대차와 기아차의 중국 구조조정 이슈를 직접 점검했다.
매각이 결정된 아시아나항공 역시 마른 수건을 쥐어짜고 있다.
탑승률이 낮아 비행기를 띄워도 수익이 나지 않는 일부 노선을 폐지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계산이다. 매각 결정과 함께 이른바 ‘노선 솎아내기’에 나선 것.
도착국 지방으로 이어지는 국제선 일부 노선이 1순위 타깃이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공항 기점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의 전체 탑승률은 평균 84.8%에 달했다.
반면 일부 노선은 탑승률이 절반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인천-러시아 사할린 노선은 평균 탑승률이 56.8%에 불과하다. 비행기를 띄우면 절반 가까이는 빈자리라는 의미다.
이밖에 △인천-중국 옌청 노선(57.7%)도 폐지 대상으로 꼽힌다. 지방공항발 노선은 상황이 더 심하다. △청주-베이징(51.4%) △김해-베이징(68.1%) △김해-선양(69.2%) △김해-항저우(杭州·67.7%) 등 탑승률 70%에 못 미치는 노선도 검토 대상이다.
한창수 사장 역시 지난 1일 경영위기 타개를 위해 △자산 추가 매각 △비수익 노선 정리 △조직개편 등 ‘3대 중점과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포스코는 이달 초 경영효율성을 위해 사업부문 양도 또는 흡수합병 등을 추진 중이다.
광양 LNG터미널을 포스코에너지에 양도하고, 포스코에너지가 보유하고 있던 부생가스복합발전소를 흡수합병했다.
확장보다는 경영 효율성과 실질적인 실적향상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재계 관계자는 “주요 기업의 이같은 구조조정과 사업부 재편은 앞으로 더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