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의 집사 역할을 했던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항소심 첫 재판에 재차 불출석했다. 이달 24일 예정된 이 전 대통령과의 대면도 불투명해졌다.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배준현 부장판사)는 23일 김 전 기획관에 대한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국고 등 손실) 방조 혐의 항소심 1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김 전 기획관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 전 기획관의 장남은 법정에 출석해 “구속수감으로 인해 심신이 많이 쇠약해진 상태지만, 체력을 회복해 법정에 좋은 모습으로 오려고 했다”며 “주말에 (서울에) 오셔서 준비했는데 노환이 있고 심리적 압박 등에 심각한 어지러움으로 어제 갑자기 병원에 입원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한 달 정도 시간을 주면 심신을 회복한 뒤 좋은 모습으로 법정에 출석하겠다”고 요청했다.
김 전 기획관이 불출석하면서 항소심 첫 공판은 다음 달 21일 오전 11시 30분으로 연기됐다.
아울러 24일 예정된 이명박 전 대통령의 항소심 공판 증인신문 일정에도 참석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재판부는 김 전 기획관을 네 차례 증인으로 소환했으나 계속 불출석 해 신문 일정을 미뤘다. 재판부는 김 전 기획관 본인의 재판 출석 여부를 지켜보겠다며 다시 증인신문 일정을 잡았으나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김 전 기획관은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이 전 대통령을 기소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기획관은 2008년 2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김성호·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으로부터 각각 2억 원씩 총 4억 원의 특활비를 청와대에 전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김 전 기획관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