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배우 박유천의 이름을 딴 인천 '박유천 벚꽃길'이 철거됐다. 박씨가 최근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기 때문이다.
인천지역 민간봉사단체인 계양봉사단은 지난 달 28일 인천시 계양구 서부천에 조성된 280m 길이 박유천 벚꽃길에 있던 벽화ㆍ안내판ㆍ명패 등을 모두 제거했다.
봉사단은 또 박씨의 인터뷰 내용과 과거 출연했던 드라마 등의 대사,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언급 내용 등을 담은 34개 명패도 모두 제거했다.
마약 투약 혐의로 십 수년 동안 쌓아 온 공든 탑이 한 순간에 무너지는 순간이다.
당초 박 씨는 마약 투약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그는 지난 달 10일 오후 6시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한 자리에서 "보도를 통해서 황하나가 마약 수사에서 연예인을 지목했고, 약을 권유했다고 하는 내용을 보면서 그게 저인가 하는 생각에 너무나 무서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시 연기를 하고 활동을 하기 위해서 하루하루 채찍질을 하면서 고통을 견디며 노력하는 제가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마약을 생각하거나 복용했다는 것은 정말 말이 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기자회견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국과수로부터 박 씨의 체모에서 필로폰이 검출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후 박씨에 대한 수사는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 반면 박씨는 정상에서 나락으로 떨어지는 모양새가 됐다.
경찰이 박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자, 그의 소속사 씨제스엔터테인먼트는 더 이상 박유천과 신뢰 관계를 회복할 수 없다고 판단해 전속 계약 해지를 결정했다.
아이러니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기자회견을 자청해 결백을 주장한 박씨와 그에 대한 믿음을 끝까지 지키려 한 팬과 소속사. 박씨가 이들에게 준 배신감과 실망감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씨는 지난 28일 구속 후 첫 경찰 조사에서도 마약 투약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올해 초 서울에 있는 한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마약 판매상의 것으로 의심되는 계좌에 직접 수십만원을 입금한 정황과 함께 체모에서 필로폰이 검출됐는데도 그의 결백 주장은 멈추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경찰은 박씨가 입금한 계좌 정보와 황씨 휴대전화를 압수해 분석하는 과정에서 박씨가 마약 판매상으로 추정되는 인물과 주고받은 메시지 등을 토대로 마약 판매상으로까지 수사 범위를 넓히는 한편 필요에 따라 박씨와 황씨 대질조사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일까. 박씨는 지금까지 유지했던 '결백 주장'을 접고, 마침내 혐의를 인정했다. 그는 "나 자신을 내려놓기 두려웠다"면서도 "인정할 건 인정하고 사죄할 건 사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제시한 증거에도 결백을 주장한 그가 "인정할 건 인정하고, 사죄할 것 사죄해야 한다"는 언급에 대해 대중은 어떻게 생각할까. 좀 더 빨리 인정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덜 추했을런지도 모른다.
왜 그는 몰랐을까. 진실과 기름은 물 위에 뜬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