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에어컨 대란’이 일어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가전업체들은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설치 인력을 충원했지만, 소비자들은 에어컨을 구매하고 설치하기까지 최대 한 달 이상이 걸린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9일 네이버 카페 및 각종 커뮤니티에 따르면 3~4월 에어컨을 구매했음에도 설치까지 상당한 기간이 걸렸다는 일부 소비자들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지난해 에어컨 설치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주변 지인의 이야기를 듣고 3월 초에 에어컨을 구매했다. 그런데 설치까지 딱 한 달이 걸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3월 말에 에어컨을 구매했는데 최근 업체로부터 이달에 설치가 이뤄진다는 전화를 받았다”는 글을 올렸다.
일반적으로 에어컨이 가장 많이 소비되는 여름도 아닌 봄에 설치 기간이 한 달 이상 소요된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다.
특히 업체들이 일찌감치 에어컨 성수기 체제로 돌입했음에도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가전업체들은 생산라인 풀가동은 물론이고 에어컨 설치 관련 인프라 점검을 완료한 상황이다. LG전자는 2월 에어컨 생산과 배송, 설치기사 점검까지 마쳤다.
삼성전자는 공장 인력 주·야 교대 근무를 유지하며 생산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고 있다. 동시에 설치 및 서비스 관련 인력을 강화했다.
대유위니아 에어컨의 설치ㆍ수리를 맡고 있는 대유위니아서비스는 지난달 설치기사를 모집했다.
그럼에도 비슷한 현상이 되풀이된 것에는 예년에 비해 에어컨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최악의 폭염을 경험한 소비자들이 올해 무더위가 길어질 수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일찌감치 에어컨을 구매하기 시작했다.
소셜 커머스 업체 티몬에 따르면 1월부터 4월 말까지 에어컨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8% 상승했다. 지난달에는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135%나 상승했다.
인력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없는 상황 또한 가전 업체에게는 부담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업체들은 어느 정도 서비스 인력을 충원하고 있다”며 “하지만 성수기를 대비해 한꺼번에 많은 정규직을 채용하는 것은 기업에 부담인 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