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가 1분기 부진한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투자 중인 버뮤다 소재 법인들은 승승장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의 1분기 연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0.8% 감소한 8조7012억8200만 원, 영업이익은 9.8% 줄어든 8694억5300만 원이다. 당기순이익은 5323억3000만 원으로 31.9% 감소하면서 부진했다.
한국가스공사 측은 급감한 당기순이익에 대해 “우즈벡 수르길(Kor-Uz Gas Chemical Investment Ltd)과 인도네시아 DSLNG(Sulawesi LNG Development Ltd) 등의 지분법 이익이 감소했고 법인세 환급액도 전년 동기 대비 줄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카타르 KORAS(코라스)와 오만 KOLNG(코엘엔지)는 전년 동기 대비 성장했다. 버뮤다에 위치한 이들 법인이 1분기 가스공사에 가져다 준 지분법 이익은 각각 216억 원, 49억 원이다.
버뮤다 법인들은 최근 들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3년간의 지분법 이익 합산 추이를 살펴보면 2016년 406억 원, 2017년 567억 원, 2018년 752억 원이다. 올 1분기에 이미 260억 원이 넘는 이익을 기록한 가운데 산술적으론 올해 역시 전년 성적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코라스의 성장세가 돋보인다. 코라스의 지분법 이익은 지난해 626억 원인데, 2016년 330억 원인 점을 감안하면 2년새 거의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석유가스를 개발하는 회사인 만큼 유가 상승이 이익 증가의 원인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두 법인은 다수의 대기업이 참여해 설립된 컨소시엄 형태를 띄고 있다. 코엘엔지의 경우 지난해 기준 가스공사가 24%의 지분을 보유한 가운데, 포스코인터내셔널(20%), 삼성물산(20%), 현대종합상사(20%), SK이노베이션(16%) 등이 주요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이들 기업 역시 유가 상승 효과를 쏠쏠하게 보고 있다.
코라스 역시 기업들의 참여로 설립됐으며 가스공사가 지분 60%를 보유하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가스공사의 연결기업으로 편입돼야 맞지만 컨소시엄 특성상 의사결정 시 타 참여기업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 이로 인해 코라스의 실적은 회계상 가스공사의 연결이익이 아닌 지분법 이익으로 계상되고 있다.
한편 한국가스공사는 과거 국세청으로부터 해당 법인들과 관련해 거액의 과세를 청구 받기도 했다. 국세청은 버뮤다에 위치한 이들이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로, 실질적인 의사결정은 국내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내국법인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017년 해당 사안은 적법하게 이뤄졌다는 조세심판원의 판결에 따라 가스공사의 승소로 일단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