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의 1분기 실적 호조 흐름이 이어질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2분기 들어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트레이딩 수익이 증권사 개별 실적을 판가름할 것으로 보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1분기 순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44.5% 증가한 2186억 원을 기록했다. 분기 실적으로 역대 최고 성적인 동시에 업계 1위 기록이다. 미래에셋대우도 세전순이익(2247억 원) 기준으로 합병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NH투자증권(1716억 원), 메리츠종금증권(1413억 원) 역시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성적표를 받았다. 키움증권도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81.48% 증가한 587억 원을 기록해 ‘어닝 서프라이즈’를 연출했다. 삼성증권의 경우 1분기 순이익이 117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했지만 시장 컨센서스를 웃도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이밖에 하나금융투자(625억 원)과 KB증권(873억 원) 등도 모두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올들어 글로벌 증시가 회복된 것이 증권사 실적 호조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업계가 전반적으로 증시가 호전되면서 트레이딩 및 상품 손익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1분기 실적 잔치에도 증권업계의 2분기 실적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최근 미·중 무역협상 리스크가 다시 부각되면서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은 물론 기업실적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 주요 증권사 5곳의 올해 2분기 연결 순이익 컨센서스는 전년동기 대비 5.9% 감소한 5291억 원이 될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트레이딩 손익이 2분기 증권업계 실적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분기 실적은 증권업계가 전반적으로 좋았지만, 증권사별로 시황 의존도 차이가 있어 트레이딩 손익 관리가 관건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일회성 이익에 가려진 증시 변동성 확대에 따른 트레이딩 및 연결자산 관련된 실적 불확실성은 부정적”이라고 짚었다. 반면 삼성증권의 경우 상대적으로 이익 변동성이 낮을 것이란 분석이다. 강 연구원은 “경쟁사 대비 주식 관련 익스포져가 적어 1분기 큰 폭으로 개선된 트레이딩 및 상품 손익이 2분기에도 일정 부분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