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는 최초 열린 개막식 1200명 몰려…"기록적인 참석률"
‘항공업계 유엔 총회’로 불리는 제75회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 총회에서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한진그룹 회장)이 의장으로 추대됐다.
당초 총회 의장직을 맡을 예정이었던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갑작스런 별세로 조원태 사장이 의장으로 나서게 된 것이다.
연차총회 이틀째인 2일 오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IATA 연차총회 개막식에서 알렉산드르 드 주니악 IATA 사무총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연차총회는 생산적이고 기억에 남는 성공적 회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IATA의 오랜 전통을 위해 노력 해 온 대한항공의 조원태 사장이 초대해줬기에 가능했으며, 그를 의장으로 모시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날 IATA는 연차총회 시작과 함께 지난달 별세한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기리는 추모영상이 상영됐으며, 이 자리에 모인 1200여명에 달하는 전 세계 항공업계 관계자들이 일어나 고인의 공로를 기억하며 묵념하는 시간도 가졌다.
대한항공이 1989년 1월 국적사 최초로 IATA에 가입한 이후, 조양호 회장은 1996년부터 IATA 최고 정책 심의 및 의결기구인 집행위원회(BOG) 위원을 역임했다. 또 2014년 이후 31명의 집행위원 중 별도 선출된 11명의 전략정책위원회(SPC) 위원으로도 선임돼 전 세계 항공산업 정책을 이끌어 왔다.
이 자리에서 알렉산드르 드 주니악 사무총장은 "조 회장은 1996년부터 3년을 제외하고는 계속 BOG에서 함께 일했으며, 서울에서 연차총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노력한 주인공"이라며 "이 자리에서 함께하지 못해 아쉽다"라고 말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참석해 축사했다. 김 장관은 "1948년 6인승 소형비행기가 서울과 부산 하늘길 처음 연 뒤 70여년이 지난 지금 93개 항공사가 한국과 53개국, 183개 도시를 촘촘히 이어주고 있다"며 "한국의 영토 크기는 세계 109위에 불과하지만, 하늘길은 7번째로 넓다"고 소개했다.
이어 의장으로 공식 선출된 조원태 사장은 "아버지께서 이번 총회를 오랜기간 준비하신 만큼 자랑스럽게 여기실 것 같다"면서 "성공적인 총회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이번 총회가 항공업계의 기회라는 선물이 어디 있는지, 그것을 둘러싼 위기라는 포장을 어떻게 하면 잘 뜯어내고 풀어낼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며 “우리 항공업계가 발견한 기회와 가능성들이 고객들은 물론 인류의 더 나은 미래에 기여할 수 있게 되길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이후 IATA 연간 활동 보고(Annual Report), 집행위원회 활동 보고(Report of the Board of Governors), 재무제표(Financial Statement)를 비롯한 2019년 IATA 결의안을 승인하는 과정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조 사장은 의장 자격으로 아젠다를 승인하는 과정에서 처음으로 의사봉을 두드렸다.
알렉산드르 드 주니악 IATA 사무총장은 항공산업이 인류에 자유를 증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환경문제 등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자고 독려했다.
그는 "향후 20년간 항공수요는 2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 중 개발도상국이 여객 실적의 45%를 담당할 것"이라며 "성장하는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효율적인 인프라, 다양성 이 확보된 항공종사자 확보는 물론, 안전과 환경을 비롯한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후 IATA 집행위원회 신임 위원 선출, 2020년에 열릴 제76회 연차총회 개최 장소 및 시기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예정이다.
이날 한국에서는 처음 열린 IATA 개막식에는 120여개국 290여개 항공사 등 항공관계자 1200여명이 몰리며 기록적인 참석률을 보였다.
IATA는 1945년 세계 각국의 민간 항공사들이 모여 쿠바의 하나바에 설립한 국제협력기구다. 현재 120개국의 287개 IATA 회원 항공사들이 전 세계 항공 운송의 83%를 점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