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A 씨의 유족이 서초구청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일부 승소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했다고 13일 밝혔다.
재판부는 우면산 산사태 발생 시 서초구 공무원들의 경보 미발령, 대피 미조치 등 과실은 인정하면서도 위법행위와 A 씨 사망의 상당인과관계를 배척한 원심은 잘못이라며 2심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A 씨는 2011년 7월 송동마을 비닐하우스에서 작업하던 중 산사태로 인해 쏟아져 내려온 토사 등에 매몰돼 사망했다.
유족은 서초구청 등의 부실한 대응으로 A 씨가 사망하고 재산상의 손해를 입었다며 장례비, 위자료를 포함해 1억3300만 원을 지급하라고 소송을 냈다.
1심은 "서초구는 산사태 당시 우면산 일대 위험 지역의 주민들에게 경보를 발령하고 안전지역으로 대피할 것을 지시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이행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며 "국가배상법에 따라 손해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서초구의 배상책임을 50%로 제한하고 장례비 등 손해배상 항목을 일부만 인정해 2700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반면 2심은 서초구청 공무원들의 과실은 인정하면서도 A 씨의 사망과의 상당인과관계가 없다고 봤다. 이에 공무원 과실로 인한 A 씨와 유족의 정신적 피해에 따른 위자료만 인정해 1200만 원의 배상액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서초구가 적절한 조치를 했다면 유족 등이 A 씨를 대피시키기 위한 적절한 노력이 뒤따랐을 것"이라며 "서초구청 공무원들의 직무상 의무 위반행위와 A 씨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