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재 자청 아베 일본 총리, 이란 방문 중 공격 일어나
이란 국영 아랍어 방송 알알람은 이날 오만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걸프 지역에서 원유를 실어 나르던 유조선 2척에 대한 공격으로 폭음이 두 차례 연속으로 들렸다”고 보도했다. 이어 “화염에 휩싸인 유조선에서 선원 모두가 긴급 탈출했고 침몰 가능성이 있다”고 소식을 전했다. 두 유조선의 피격 지점은 직선거리로 약 50㎞ 떨어졌다.
오만해는 원유 수송로이자 걸프 해역의 입구인 호르무즈 해협과 이어진다. 호르무즈 해협은 미국과 이란의 갈등으로 봉쇄 위협이 제기되는 곳이다. 이란은 미국의 군사적 압박에 맞서 이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고 수차례 경고했다.
앞서 지난달 12일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노르웨이 선적 유조선 4척이 공격 받았다. 한 달여 만에 유조선 공격이 또 발생한 것이다. 잇단 유조선 피격으로 걸프 해역을 둘러싼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는 평가했다.
당장 유조선 피격의 배후를 놓고 미국과 이란은 서로 비난에 나섰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워싱턴DC의 국무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란이 오늘 오만해에서 발생한 공격에 책임이 있다는 것이 미국 정부의 평가”라면서 공격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했다. 그는 “이 평가는 정보와 사용된 무기, 작전 수행에 필요한 전문성의 수준, 최근 이란이 선박에 가한 유사한 공격에 기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이란을 비난하면서도 구체적인 근거는 제공하지 않았다고 WSJ는 지적했다.
반면 이란은 미국, 이스라엘 정보기관이 이란에 대한 군사 행위의 명분을 쌓기 위해 꾸민 공작이라고 반박했다.
공격의 주체나 배후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한편 전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미국과 이란의 갈등 중재를 위해 이란을 방문 중인 가운데 유조선 피격 사건이 벌어졌다.
유조선 피격 소식에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한때 배럴당 4% 이상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