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최근 주요 ITㆍ반도체 기업과의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R&D(연구개발) 인력 및 비용을 크게 늘렸다.
삼성전자는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자 연구개발 관련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다.
1일 삼성전자 지속가능 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글로벌 R&D 인력은 6만6328명으로, 2017년(6만5494명)보다 834명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R&D 인력은 2014년(7만398명)에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2015년과 2016년엔 각각 6만5602명, 6만2546명을 기록하며 내림세를 이어갔지만, 이후에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전체 임직원 대비 R&D 인력 비중을 살펴봤을 때도 작년에 21.4%를 기록해 2014년(22.1%) 이후 처음으로 20%를 넘겼다.
연구개발비도 최근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집행한 연구개발비는 19조 원으로 전년(16조8000억 원)보다 2조 원 이상 늘었다.
2015년, 2016년에 나란히 14조8000억 원을 기록하며 정체기를 맞았지만, 2017년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삼성전자가 연구 개발 인력 및 비용을 늘리는 데는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4차 산업혁명, 보호무역주의 등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애플, MS(마이크로소프트) 등은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고자 연구개발 및 인력확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애플은 AI(인공지능)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구글 출신 AI 전문가를 잇따라 영입하고 있다.
이에 뒤질세라 삼성전자는 작년 6월 AI 분야 권위자인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세바스찬 승 교수와 펜실베니아대학교 다니엘 리 교수를 영입했다.
두 교수는 1999년에 인간의 지적 활동을 그대로 모방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세계 최초로 공동 개발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약 두 달 후에는 4차 산업혁명의 중심인 AI, 5G(5세대 이동통신), 바이오사업 등에 약 25조 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신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인재영입을 멈추지 않는다.
올해 3월에는 AI 분야 세계적 석학 중 한 명인 미국 하버드대학교 위구연 교수를 영입했다. 위 교수는 세계 최초형 비행 곤충 로봇 로보비의 핵심기술을 개발했다.
같은 시기에 영입된 장우승 박사는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이다.
시스템 반도체 중 하나인 NPU(신경망처리장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2030년까지 전문 인력을 현재의 10배 이상인 2000명 규모로 늘릴 계획이다.
연구개발 투자도 더욱 늘릴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4월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하기 위해 2030년까지 국내 R&D 분야에 73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5G, 반도체 분야에서 새로운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연구개발이 이뤄져야 한다”며 “여러 기업과의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개발 투자 및 인재영입을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