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권은 시민의 기본권’이라는 원칙 아래 자동차 위주로 설계된 교통 체계를 보행자, 자전거, 대중교통 중심으로 재편하는 보행친화 도시 신(新)전략을 가동하겠다.”
중남미를 순방 중인 박원순 서울시장은 14일(현지시간) 콜롬비아 보고타 ‘시클로비아’를 방문해 ‘사람 중심의 자전거 혁명’을 선언하고 서울에 ‘자전거 하이웨이(CRT)’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도로ㆍ교통 정책 수립 시 차도를 먼저 확보하고 공간이 남으면 보도를 만드는 산업화 시대 공식을 뒤집는 ‘보행 친화도시 신(新) 전략’을 가동하겠다고 선언한 것. 보행과 자전거를 최우선으로 고려한 후 나눔카ㆍ전동휠 등 친환경ㆍ미래형 교통수단과 노상주차장ㆍ가로공원 등을 이후 고려하고 나머지 공간을 차도에 할애하는 내용이다.
시클로비아는 ‘자전거 길(ciclo+via)’이라는 뜻의 스페인어로 1982년부터 매주 일요일마다 보고타 주요 간선도로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의 차 없는 거리 행사다.
서울시는 자전거 전용도로 시설물을 설치해 ‘자전거 하이웨이’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차로 높이였던 기존 가로변 자전거 도로의 경우 현재 시가 추진 중인 녹색교통지역 확대, 도로공간 재편과 연계해 보도 높이로 조성한다. 과감하게 차도를 축소하고, 자전거 도로와 차로를 물리적으로 분리해 안전하고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보장할 계획이다.
또 한강 교량을 활용한 테마가 있는 자전거 도로망과 5개 생활권 자전거 특화지구를 조성한다. 가양대교(서울식물원~하늘공원), 원효대교(여의도공원~용산가족공원), 영동대교(압구정 로데오거리~서울숲) 등은 교량과 주변 관광자원과 연결해 피크닉, 나들이에 특화된 자전거 도로망을 구축하고 자전거 도로의 접근성을 높인다. 문정, 마곡, 항동, 위례, 고덕강일 5개 도시개발지구는 총 72㎞에 달하는 자전거 도로를 만들고(자전거 도로율 40% 이상) 따릉이 대여소도 집중 설치해 ‘생활권 자전거 특화지구’로 조성된다.
서울시는 하반기 3억 원을 투입해 타당성 용역을 실시하고 마스터플랜을 수립해 개소별ㆍ구간별로 구체화해 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서울시는 ‘따릉이’ 서비스를 개선한다. 구릉지 거주 주민을 위해 전기따릉이 1000대를 시범 도입하고 지하철역 주변에 입체형 자전거 스테이션을 구축해 대중교통과의 연계성을 강화한다.
‘차 없는 거리’도 전면 확대한다. 보행 수요가 많은 이태원 관광특구나 남대문 전통시장 등을 ‘차 없는 존(ZONE)’으로 특화 운영하고 추후 코엑스 주변 등 강남지역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잠수교, 광진교 등 한강교량도 정례적으로 ‘차 없는 다리’로 운영한다. 자치구에서 운영하는 차 없는 거리도 신촌 물총축제 등 주요 행사와 연계해 관광 명소화한다.
박원순 시장은 “사통팔달 CRT 중심의 자전거 혁명을 통해 서울을 자전거 천국이자 사람이 편한 도시로 만들 것”이라며 “미세먼지를 줄이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지속가능한 도시의 모범적인 모델로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