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 100% 소유한 BNF통상서 사해 소금 등 사용한 이스라엘 뷰티 브랜드 수입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맏딸이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누나인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이스라엘 뷰티 브랜드 ‘사봉’(SABON)을 통해 본격적인 재기 움직임에 나선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신 전 이사장이 실질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유통사 비엔에프(BNF)통상이 ‘사봉’ 브랜드를 국내에 들여와 지난 2일 스타필드 하남에 국내 1호점을 오픈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세계면세점 본점에는 지난 6월 입점했지만 일반 매장으로 문을 연 이번 스타필드 하남점이 처음이다. 사봉은 스타필드 하남점에 이어 이달 중에 롯데백화점 본점에도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며, 올 하반기 내 현대백화점 입점도 타진 중이다.
‘사봉’ 브랜드는 사해 소금 등 천연 성분을 사용해 미세 플라스틱을 배제한 바스&보디 케어 제품으로 유명하다. 이스라엘에서 시작해 미국, 프랑스, 일본 등 10개국에 진출해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뷰티 브랜드로 현재는 프랑스 뷰티 기업 이브 로셰가 소유하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도 해외직구로 구매할 정도로 국내에 알려져 있다.
신 전 이사장의 장남인 장재영 씨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BNF통상은 스페인 슈즈 브랜드 ‘캠퍼’, 화장품 브랜드 SK-II의 면세점 유통 사업을 하고 있으며 그간 롯데 유통 채널을 통해 몸집을 불려왔다. 이번 사봉 브랜드도 당초 올 상반기 중에 롯데백화점 본점에 1호점 론칭을 추진했으나 다소 늦어지면서 신세계면세점과 스타필드 하남 등 경쟁사에서 먼저 론칭함으로써 공격적인 사업 행보를 보이고 있다.
BNF통상은 2011년 롯데그룹으로부터 친족 분리돼 운영돼 왔으나 롯데그룹의 ‘일감몰아주기 거래’로 수백억원의 매출을 올린 사실이 드러나면서 ‘친족 분리 악용’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신 전 이사장은 지난 2016년 5월 네이처리퍼블릭의 입점 로비 의혹을 비롯한 뒷돈 수수와 횡령 혐의 등으로 검찰 조사를 받기 시작해 2016년 7월 구속 수감됐으며 지난해 10월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신 전 이사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효욱 BNF통상 대표가 2016년 검찰조사 당시 “신 전 이사장이 BNF통상의 의사 결정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해왔다”고 진술하면서 사실상 신영자 전 이사장의 개인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이효욱 대표는 지난 2016년 증거인멸 및 증거위조 교사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 뒤 BNF통상 대표로 다시 경영에 복귀했다.
2017년 기준 비엔에프통상의 매출액은 656억 원이었으며 영업이익은 82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이 12.5%에 달한다.
한편 BNF통상이 사봉 브랜드를 국내 론칭하기까지는 신 전 이사장만큼 곡절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8월 당시 론칭 기념 언론간담회 등 구체적 계획까지 그렸으나, 알고 보니 사봉을 병행수입했던 한 소규모 업체가 사봉의 상표권을 등록해놓은 상태였다. 이에 BNF통상 측은 저작권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사봉 론칭을 올스톱시켰다. 현재 해당 수입사와 저작권 소송이 정리되면서 론칭에 나서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