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이주수요로 매물 품귀에다 '전세 버티기' 가세
서울 강남권 아파트 전셋값이 무섭게 치솟고 있다. 재건축 이주수요 등으로 전세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이 전세시장을 더 들썩이게 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업계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반포써밋’ 아파트 전용면적 59㎡ 전셋값은 최고 10억원을 호가한다. 지난달 거래된 8억1000만원에 비해 1억9000만원 오른 것이다. 이 아파트 전용 84㎡는 전세가격이 14억원까지 치솟았다. 올해 상반기(2월) 이 면적의 최고가(10억8000만원)보다 무려 3억2000만원 비싸다. 재건축 이주수요 증가로 전세 물건이 달리면서 집주인들이 너나 할 것 없이 가격을 올리고 있다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04% 올랐다. 서초구가 0.2% 치솟으며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인근 강남구(0.05%)와 동작구(0.11%)도 많이 올랐다. 올해 입주 물량이 몰려 있는 강동구도 3주 전부터 하락세를 멈췄다.
전문가들은 서울 전세시장이 앞으로 더 불안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강남권에서는 서초신동아아파트와 신반포4지구 등 다른 재건축 단지들이 줄줄이 이주를 앞두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일대 학군수요 증가도 전세시장 불안 요인이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이 서울 전세시장 불안을 부추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분양가 상한제 확대 시행으로 낮은 분양가의 신규 분양 단지를 기대하며 전세로 눌러앉는 수요가 늘면서 앞으로 전셋값 상승폭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