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코스피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들의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매출액은 소폭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급감했다. 미중 무역분쟁 심화와 일본 수출 규제 등으로 매출 비중이 반도체 업종의 이익 급감이 치명타로 작용했다.
19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사회사협의회가 12월 결산 코스피 상장사 578개사(금융사 등 제외) 연결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상반기 매출은 988조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0.83%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55조 원으로 37.09% 줄었으며 순이익도 37조 원으로 42.95%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3.36%포인트 감소한 5.57%다. 1000원짜리 상품을 팔아 55원가량 영업이익을 냈다는 의미다. 순이익률은 3.79%로 전년 동기대비 2.91%포인트 감소했다.
의료정밀(-84.53%), 음식료품(-64.92%), 전기ㆍ전자(-60.07%), 화학(52.59%) 업종의 순이익 감소 폭이 커진 가운데 적자 기업의 수도 적지 않았다. 578개사 중 23%인 132개사가 당기순이익 적자를 냈다. 상장사 4곳 중 1곳꼴로 이익을 한 푼도 얻지 못하고 되려 손실을 봤다는 얘기다.
올 상반기에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12조8303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보다 57.95%나 줄어든 수치다. SK하이닉스도 영업이익이 2조41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9.84%나 감소했다.
이에 그간 문제로 지적돼온 그동안 상장사 수익의 구조적 문제로 지적돼온 'ITㆍ반도체 쏠림' 현상은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었다.
실제 상반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코스피 상장사의 매출액은 879조 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1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두 회사를 포함한 매출액 증가율이 0.83%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더 나은 실적이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감소율도 두 회사를 포함했을 때는 각각 37.09%, 42.95%였으나 이들 회사를 제외하면 25.95%, 36.57%로 낮아졌다.
코스닥 상장사도 유가증권시장과 마찬가지로 매출은 늘었지만, 순이익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와 코스닥협회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코스닥 상장사 1332사 중 비교 가능한 1153사 개별기준 매출액은 65조57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8%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 순이익은 각각 3조8484억 원, 3조473억 원을 기록해 0.57%, 15.60%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영업이익률, 매출액순이익률 역시 각각 0.24%포인트, 1.06%포인트 하락했다.
2분기 실적으로만 따지면 매출액은 33조9606억 원으로 9.21%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27.71% 늘어난 반면 순이익은 26.26% 감소했다. 상반기말 현재 부채비율은 65.38%로 지난해 말 대비 3.41%포인트 늘어났다.
업종별로는 IT업종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IT업종 매출액은 3.47% 증가했고, 순이익은 3.57% 줄었다. IT업종 내 통신방송서비스, IT 소프트웨어‧서비스, IT 하드웨어 등 모두 매출액은 늘었지만 순이익은 감소했다.
비IT업종의 매출액은 3.49% 증가한 반면 순이익은 23.7% 급갑한 것으로 조사됐다. 비IT업종 중 매출액이 가장 크게 늘어난 업종은 광업(220.62%), 숙박ㆍ음식(54.40%), 건설(18.08%) 순이었다. 감소한 업종은 금융(-8.18%)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