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 리스크 스트레스 테스트 진행...금융계열사 보유 대기업도 대상
국제통화기금(IMF)이 국내 금융부문평가에서 ‘비지주금융회사’를 주목하고 있다. 이번 평가는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리스크에 관한 스트레스 테스트뿐만 아니라 비지주 금융사에 대한 금융그룹 감독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도 평가의 중점이 될 전망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IMF 금융부문평가프로그램(FSAP, Financial Sector Assessment Program) 평가단은 이날 금융감독원에서 삼성생명, 삼성화재, 국민은행, 메트라이프생명, 보험연구원 등과 회의를 가졌다.
이는 IMF가 이달 20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진행하고 있는 FSAP 현장평가의 일환이다. 특히 이번 평가에서는 금융사뿐만 아니라 금융사를 계열사로 둔 대기업 그룹도 대상이 될 전망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국내 비지주회사 감독에 사각지대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IMF가 금융그룹사들을 전반적으로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FSAP는 IMF가 회원국 금융부문의 국제기준 충족 여부와 금융시스템 안정성 등을 평가하는 프로그램으로 취약점 조기진단과 정책적 대응이 목표다. 각 회원국에 대해 5년마다 실시되는 것이 원칙이며 한국에서는 2003년, 2013년에 이어 6년 만에 2019년 세 번째로 진행된다.
IMF평가단은 특히 국내 비금융지주 그룹 리스크를 다른 나라에 비해 높게 판단한 것으로 파악된다. 일반적으로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라 지주회사만 통제를 하면 계열사 감독이 수월한 것과 달리, 금융 계열사를 두고 있는 삼성이나 한화의 경우 자본 중복 출자 등을 법으로 강제할 수 없다. 이날 면담한 삼성생명의 경우 삼성전자 지분(8.51%)을 보유해 금융위로부터 자산편중 리스크를 지적받은 바 있다.
금융당국의 통합감독 대상인 삼성·한화·미래에셋·교보·현대차·DB·롯데 등 7개 그룹이 모두 IMF평가단 면담 대상이 될 전망이다. 금융그룹 통합감독은 금융계열사를 가진 금융자산 5조 원 이상 대기업그룹에 지주회사 수준의 건전성을 요구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새 자본 규제다. 비금융 계열사의 위험이 금융회사로 전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모범규준에 따라 각 그룹사들이 자체적으로 위험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서 운용하고 있다”며 “금융그룹통합감독법 입법 노력을 최대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IMF 평가단은 우리 정부의 거시건전성 관리 부문도 자세히 들여다보기로 했다. 2013년 IMF는 FSAP 부속 보고서에서 “기획재정부와 금융위, 금감원, 한국은행, 예금보험공사 등 금융 부문 당국 간 정보 공유를 더 강화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평가단은 2013년 지적한 스트레스 테스트(재무 건전성 확인) 평가 결과 공개 여부 등을 점검할 방침이다.
IMF FSAP 평가 결과는 12월 2차 방문평가를 거친 후 2020년 상반기 IMF 이사회에 최종 보고 된다. 결과 보고서는 이르면 내년 3~4월 중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