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악재로 악화한 증시 상황에서 코스닥 상장을 자진 철회하는 기업이 잇따르고 있다. 원하는 만큼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울뿐더러, 상장 이후 주가 추이도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반기 상장 예비심사를 자진 철회하거나 공모 과정에서 철회신고서를 제출한 기업은 총 5곳이다.
팡스카이는 지난 22일 코스닥시장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상반기 실적이 부진하다는 사유로 상장 예비 심사 청구를 자진 철회했다. 20일엔 이시스코스메틱이, 지난달에는 금영엔터테인먼트와 제너럴바이오가 심사청구 단계에서 철회 결정을 내렸다.
공모 과정에서 상장을 철회한 기업도 나왔다. 8월 중순 상장을 앞두고 있던 캐리소프트는 7일 금융위원회에 상장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수요 예측 과정에서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결과가 나온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 과정에서 기업가치가 저평가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이 같은 현상을 초래했다는 분석이다. 공모주 투심이 약화하면서 공모가 산정 과정 등에서 불리함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반기 상장을 철회한 한 상장사 임원은 “시장 상황이 너무 좋지 않아 상장 강행 시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내부 판단이 있었다”고 말했다.
상장을 강행해도 주가 추이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이달 신규 상장한 새내기 종목 11곳 중 10곳은 시초가보다 주가가 내려가는 등 주가수익률이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 슈프리마아이디가 시초가 3만4750원에서 1만8550원으로 46.9% 떨어져 낙폭이 가장 컸고, 한국바이오젠(-43.40%), 나노브릭(-26.70%), 에스피시스템스(-22.40%) 등이 뒤를 이었다. 평균 수익률은 -18.07%였다.
최종경 BNK증권 연구원은 “통상적으로 기존 시장 상황이 어려울 땐 공모주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틈새시장’으로 인식돼 반사이익을 보는 경우가 많지만, 현재는 시장 약세가 대내외적으로 워낙 세다 보니 신주 시장이 대안적 투자처로서 기능을 못 하고 같이 하락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