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이는 北·美 비핵화 협상…북한 “인내심 더 이상 시험 말라”

입력 2019-09-01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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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응 자제…“협상 준비 됐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연합뉴스)
북미 비핵화 협상이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북한은 미국을 강도 높게 비난하면서 리용호 외무상의 유엔총회 불참을 결정했다. 이에 미국 국무부는 맞대응을 자제하며 북미 실무협상 재개 가능성을 타진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31일 담화를 통해 “지금까지 모든 조치를 재검토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으로 떠밀고 있다”며 “미국과의 대화에 대한 우리의 기대는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모든 조치는 중·장거리 탄도 미사일 시험 발사 및 핵실험의 중단,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인내심을 더 이상 시험하려 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27일 “우리는 북한의 불량 행동이 간과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했다”며 북한 비핵화 견인을 위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재차 거론한 것을 비난하고 나선 것이다. 북한은 9월 24일부터 열리는 유엔총회 일반토의에 외무상을 보내던 전례를 깨고 대사급 참석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폼페이오 장관과 리 외상의 고위급 협상 가능성을 차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신 북한은 2일부터 4일까지 북한을 공식 방문하는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의 회담에 집중하는 양상이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31일(현지시간) 최 부상의 담화에 대해 “우리는 북한의 카운터파트로부터 답을 듣는 대로 협상에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동안 미국은 북한이 조속히 실무협상 재개 시점과 장소 등에 답을 준다면 바로 협상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과 남측의 최첨단 무기 도입에 반발하며 한미 양국에 대한 비난공세를 취해왔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일 ‘위험한 선제공격 기도의 발로’라는 제목의 정세론해설에서 국방부의 F-35A 스텔스 전투기 도입 계획 등을 언급하며 “북남선언들과 북남군사 분야 합의서에 대한 전면부정이고 우리에 대한 노골적인 대결 선언”이라고 주장했다. 남북관계 경색도 당분간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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