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의사들이 뷰티 시장에 뛰어들며 ‘의사 CEO’로 활약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제약업체들의 화장품 시장 진출이 활발해지며 코스메슈티컬(화장품과 의약품의 합성어)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의사들도 신기술·전문성·신뢰성을 바탕으로 틈새 시장을 공략하면서 화장품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고운세상피부과 원장 출신인 고운세상코스메틱 안건영 대표가 만든 ‘닥터지’ 브랜드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000년 출발한 닥터지는 매출 1000억 원 달성을 눈앞에 둔 강소기업으로 성장했다. 중국 진출을 위해 중국지사를 설립한 데 이어 최근에는 고운세상의 지분 51%(330억 원)를 스위스 유통 대기업 미그로스그룹에 넘기며 내년 유럽 시장 진출까지 준비 중이다.
신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 중인 전문의들도 있다.
서울대병원 교수이자 피부 노화 연구 분야 세계적 권위자인 정진호 교수는 다양한 임상과 연구를 바탕으로 한 ‘정진호이펙트’로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335편의 논문과 72개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정 교수는 최근 ‘제이제이호 더마 플러스(JJ·HO DERMA+)’를 론칭했다. 제이제이호 더마 플러스는 정 교수가 피부에서 소실된 혈액형 당을 다시 증가시키면 건조한 피부가 호전된다는 사실을 임상연구 결과로 확인하고 관련 특허기술을 화장품에 담아낸 제품이다. 7월에는 코스닥 상장기업이자 홍콩지주회사인 컬러레이로부터 23억 원을 투자받고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세포치료제 연구 기업 프로스테믹스 박병순 대표도 셀파크 피부과를 운영하는 피부과 전문의로, 신시장 개척을 계획 중이다. 줄기세포를 활용한 미용 시장을 개척했다고 평가받는 박 대표는 프로스테믹스의 주력 상품인 줄기세포 배양 기술을 바탕으로 탄생된 탈모 치료나 피부 재생을 돕는 앰플 ‘AAPE’에 이어 ‘엑소좀(Exosome)’을 활용한 ‘레드스테믹스’ 론칭을 준비 중이다. 특히 기존에 운영하던 셀파크 피부과는 복합 피부 재생 공간 ‘셀파크 뷰티리조트’로 새롭게 오픈할 예정이다. 이곳에는 피부 재생 관련 원스톱 서비스 및 줄기세포 재생효과를 극대화한 엑소좀 적용 제품 체험존 등이 마련된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한 화장품 시장에서 제품 차별화, 적극적 마케팅 없이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란 쉽지 않다”며 “의사 CEO들은 과거와 달리 신기술과 연구를 바탕으로 한 제품력과 새로운 홍보 전략으로 뷰티업계에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세계 코스메슈티컬 시장은 2012년 약 35조 원에서 2020년 81조 원 규모로 2배 이상 커지는 한편, 병의원 화장품도 45조 원 이상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