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국무회의 연 이유는 “아무도 못 흔드는 강한 경제 만들겠다는 각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성북구에 있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주재한 현장 국무회의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이 분야 산업의 경쟁력 강화는 제조업을 혁신하고 제조 강국으로 재도약하는 길이며, 제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라고 피력했다. 문 대통령이 현장 국무회의를 연 것은 3·1절을 앞둔 지난 2월 백범 김구 기념관 개최 이후 두 번째다
특히 문 대통령은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근본적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핵심기술의 자립화에 속도를 높여야 한다”며 “소재·부품·장비 생산 기업은 전체 제조업 생산과 고용의 절반을 차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부분 중소·중견기업인 소재·부품·장비 산업을 키우는 것은 곧 중소·중견기업을 키우는 것이고, 대·중소기업이 협력하는 산업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라며 “이는 장기간 누적되어온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 지속적인 성장기반을 만드는 일”이라고 부연했다.
현장 회의를 연 배경에 대해 문 대통령은 “아무도 흔들 수 없는 강한 경제를 비상한 각오와 의지를 담아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열게 됐다”며 “경제강국 건설의 원동력이 되는 과학기술 현장에서 국무회의를 여는 그 의미를 각별하게 여겨 주기 바란다”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다시 한번 극일을 강조한 문 대통령은 “지난 두 달여 소재·부품·장비 산업 경쟁력 강화는 명실상부한 국가전략 과제로서 추진 동력을 확보했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산학연에, 시민들의 격려와 응원까지 보태져 범국민적 차원에서 공감대가 형성돼 전에 없던 일로 큰 힘이 되고 있다”고 감사 인사했다.
문 대통령은 “이를 바탕으로 정부는 모든 가용자원을 동원해 기술 국산화와 공급 안정성 확보,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며 “국민적 공감대, 정부 정책, 산업 현장의 변화가 선순환을 시작했다고 봐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국산품 대체를 목표로 특정 국가 의존도가 높은 25개 핵심 품목의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며 “반도체 분야에서 소재의 국산화가 가시화되고 있고, 대기업과 국산 부품 양산에 성공한 중소기업이 상생형 스마트공장 구축에 힘을 모았다”고 얘기했다.
이를 위해 문 대통령은 “소재·부품·장비의 기술 경쟁력은 긴 호흡의 투자와 연구·개발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내년도 예산안에 소재·부품·장비 자립화 예산을 올해보다 두 배 이상 대폭 확대했고, 향후 3년간 5조 원을 집중 투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소재부품특별법 제정 이후 지난 19년간 투입된 5조4000억 원에 버금가는 규모”라며 “핵심 품목의 신속한 기술 개발을 위해 2조 원 규모의 연구·개발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도 확정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기업 간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연구·개발과 생산을 연계하는 데 특별히 역점을 두겠다”며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특성상 제품 개발 기획단계부터 안정적 판매까지 전 과정에서 수요·공급 기업 간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세제, 금융, 입지, 규제 특례를 패키지로 지원해 기업 간 협력을 촉진하고, 공급기업의 기술 개발과 수요기업의 적용을 연결하는 실증 양산 테스트 베드를 확충하겠다”며 “성장 잠재력을 가진 강소기업과 스타트업을 지원하여 글로벌 수준의 부품·소재·장비 전문 기업으로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강력한 추진 체계로 현장의 변화를 촉진하고 지원하겠다”며 “오늘 국무회의에서 의결할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위원회가 컨트롤타워가 돼 기업 간 협력 모델 정착과 제도 개선을 중점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시법으로 소재·부품에만 적용되는 현행법을 장비까지 확장하고, 상시법으로 전면 개편하여 법적 기반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주 태국, 미얀마, 라오스 3개국 순방 성과를 설명하면서 “한·아세안 관계 수립 30주년이 되는 올해에 아세안 10개국 순방을 완성하게 돼 더욱 뜻깊다”며 “한반도 평화와 지속 가능한 번영을 위해 아세안 국가들과의 협력 강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아세안과 우리는 공동의 미래를 위해 서로의 경험과 가능성을 나누는 뗄 수 없는 친구”라며 “오는 11월 부산에서 개최되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제1회 한·메콩 정상회의는 이 같은 협력 의지를 더욱 구체화하면서 공동번영의 미래를 함께 여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