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시밀러 양대 산맥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글로벌 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은 물론 캐나다와 중남미, 중국까지 세력을 넓히며 ‘K-바이오시밀러’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유방암·위암 치료용 바이오시밀러 ‘허쥬마’(성분명 트라스투주맙)의 캐나다 시판 허가를 획득했다고 10일 밝혔다. 캐나다 보건부는 초기 유방암과 전이성 유방암, 전이성 위암 등 3개 적응증에 대해 허쥬마의 안전성과 효능이 오리지널의약품과 동등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허쥬마의 오리지널 의약품은 로슈의 ‘허셉틴’이다. 허셉틴은 지난해에만 전 세계에서 8조7000억 원(70억 스위스프랑)의 매출을 달성한 글로벌 블록버스터다. 이 가운데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시장 매출은 3조5000억 원에 달한다.
허쥬마의 캐나다 허가를 끝으로 셀트리온은 미국과 캐나다에서 항체 바이오시밀러 제품 3종의 시판 허가를 모두 획득했다. 이에 따라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본격적인 현지 공략을 준비하고 있다.
허쥬마보다 한발 앞서 시판 허가를 획득한 ‘트룩시마’(성분명 리툭시맙)는 11월 미국 출시가 확정됐다. 이어 허쥬마를 차례로 내놓으며 북미 시장을 파고들 예정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허쥬마의 미국 출시 시점에 대해 유통 파트너사 테바와 협의를 마쳤다”면서 “조만간 미국 및 캐나다 출시 시점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중남미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손을 뻗었다. 브라질 보건부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브렌시스’(성분명 에타너셉트)의 공급 파트너십 계약(PDP)을 맺고 현지 공급에 나선다.
PDP는 브라질 정부가 자국 연구기관 및 제약사와의 협업 조건으로 일정 기간 정부조달 물량을 할당하는 정책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제품 생산기술을 전수하는 조건으로 브라질 제약사 바이오노비스, 브라질 보건부 국영재단 산하 연구기관 바이오맹귀노스와 3자간 계약을 체결했다. 최초 10년 동안 브렌시스를 공급하고, 이후 10년은 매출액의 일정 부분에 대해 로열티를 받는다.
국내 기업이 브라질과 PDP를 체결한 것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처음이다. 현재 브라질에서는 브렌시스의 오리지널 의약품인 ‘엔브렐’은 물론 ‘휴미라’와 ‘레미케이드’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의 90% 이상이 PDP를 통해 공급된다.
브라질은 중남미 최대 의약품 시장이다.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시장 규모는 35조4000억 원(297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그중 바이오의약품은 약 22%를 차지한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브라질에서 고품질의 바이오의약품을 통한 치료 기회를 더욱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앞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세계 2위 규모로 떠오른 중국 바이오의약품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중국 최대 바이오제약사 중 하나인 3S바이오와 일부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 판권을 위임하는 파트너십을 맺고, 대표적인 헬스케어 벤처펀드 운용사 C-브릿지 캐피탈과도 손잡았다. 이들과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파이프라인의 임상 및 허가를 동시 진행해 현지 공략을 가속한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