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리야드 메트로 건설 현장 찾아 임직원 격려
이 부회장은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11일 주요 연구개발(R&D) 조직인 삼성리서치를 방문해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기술로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지난달 29일 대법원의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 후 잠시 숨을 골랐던 이 부회장이 명절 연휴 전날과 마지막 날 현장 경영에 나서며 흔들림 없이 위기 돌파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재계는 풀이하고 있다.
이날 이 부회장이 방문한 곳은 삼성물산이 건설 중인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도심 지하철 공사 현장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 관계사의 해외 건설 현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프로젝트 완수를 위해 명절에도 쉬지 않고 업무에 매진하는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추석 연휴를 가족과 함께 보내지 못하고 묵묵히 현장을 지키고 계신 여러분들이 정말 고맙고 자랑스럽다”고 운을 뗐다. '
이어 “중동은 탈석유 프로젝트를 추구하면서 21세기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 여러분이 흘리는 땀방울은 지금 이 새로운 기회를 내일의 소중한 결실로 이어줄 것”이라고 격려했다.
삼성물산은 FCC(스페인), Alstom(프랑스)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6개 노선 중 3개 노선의 시공을 맡고 있으며, 2020년 준공 예정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6월 방한한 모하메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승지원으로 초청해 미래 성장 산업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중동 지역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에 5000억 달러(약 580조 원) 규모의 세계 최대 스마트시티 조성사업 ‘네옴(NEOM)’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빈 살만 왕세자 회동에 앞서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옥을 방문해 “중동 지역 미래 산업 분야에서 삼성이 잘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협력 강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설이나 추석 연휴 기간 해외 현지 사업장을 찾거나 해외 고객사 대표 및 정상급 인사를 만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지난 2월 설 연휴에 중국 시안의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 생산라인을 방문, 현지사업 현안을 점검하고 임직원을 격려했다.
2016년 설에는 미국에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를 만났다. 같은 해 추석 연휴에는 인도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2014년 설 연휴에는 미국을 방문해 현지 이동통신사 대표들과 비즈니스 미팅을 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초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우대국) 제외 조치가 나온 직후부터 반도체, 가전, 디스플레이 등 전국 사업장을 돌며 부문별 사업 전략을 점검하고 있다.
대법원의 파기환송 선고가 나온 후에도 연구개발 조직과 해외 현장을 찾는 등 현장 경영에 더욱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재계 관계자는 “그룹 컨트롤타워로서 역할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