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피격 일주일, 미군 증파...이란 “어떤 공격자도 파괴”

입력 2019-09-22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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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에 미군 미사일 방어 부대 증파...UAE도 지원 요청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브카이크 석유시설이 14일(현지시간) 공격을 받아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아브카이크/로이터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이 드론 공격을 받은 지 21일(현지시간)자로 일주일을 맞은 가운데 미군이 증파에 나서면서 군사 충돌 위험이 커지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전날 방공 능력 지원을 위해 사우디에 미군의 미사일 방어 부대를 증파한다고 발표했다. 미군은 사우디의 이웃 국가인 아랍에미리트(UAE)도 군사 지원을 요청하고 있어 부대 파견과 무기 판매를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사우디 석유시설 공격에 이란 무기가 사용됐다”면서 “추가 증파도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란은 자신을 공격하는 누구도 파괴할 준비가 돼 있다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호세인 살라미 이란 혁명수비대 최고사령관은 “우리는 어떠한 시나리오도 대응할 수 있는 전투 준비가 돼 있다”면서 “제한된 공격일지라도 이란을 공격하는 모든 침략자를 추적하고 파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지난 6월 격추시킨 미국 드론 잔해와 공격을 주도한 자국 방공시스템을 전시한 박람회장에서 “우리는 국경을 침범하는 이들을 공격할 것이다. 이란은 군사력의 일부만 보였을 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미군 증파에 맞서 파괴를 경고하는 등 양측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지만 군사 충돌은 모두가 피하고 싶은 시나리오다. 사우디도 이란도 전쟁은 원하지 않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내년 대선을 앞두고 군사 충돌은 피하고 싶어한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이란 국영은행에 대한 제재를 발표하면서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을 쉽게 명령할 수 있지만, 당장은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주일 전 벌어진 석유시설 공격은 기존에 정해졌던 ‘레드라인’을 넘어섰다는 관측도 강하다. 사우디는 20일 이례적으로 공격 피해를 본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아브카이크 시설을 공개했다. 공격 목표물이나 규모로 볼 때 원유 수출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하려는 이란의 의도가 분명하다는 평가다.

이란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사우디가 이란을 공격 배후로 지목한 가운데 오해와 과민 대응이 우발적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닛케이는 전망했다.

한편, 국제유가인 미국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사우디 피격 이후 일주일간 5.9% 올라 주간 기준으로 6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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