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소프트, 증권신고서 제출… 코스닥 상장 재추진
지누스, 예비심사 통과… 상폐 14년 만에 컴백 노려
제이앤티씨·브릿지바이오 등도 하반기 입성 목표로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즈 콘텐츠 전문기업 캐리소프트는 19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닥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캐리소프트는 당초 8월 중순 상장 예정이었지만, 미·중 무역분쟁 심화 등을 이유로 증시 상황이 악화하자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공모가 희망밴드가 1만2900~1만6100원에서 7000~9000원으로 크게 낮아졌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미래 추정손이익을 이전보다 낮게 책정한 결과다. 회사가 8월 제출한 증권신고서에는 2020년 추정 당기순이익이 53억2500만 원, 2021년 85억6400만 원이지만, 이번에는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이 각각 37억3800만 원, 73억9200만 원으로 상대적으로 낮게 예측됐다. 할인율도 28.58~42.78%에서 29.3~45.0%로 다소 높아졌다. 보다 시장 친화적인 공모가를 책정해 투자 가치를 높이려는 시도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상장 폐지라는 아픔을 겪었다가 14년 만에 증시 재입성 도전에 나선 기업도 있다. 매트리스 전문기업 지누스가 주인공이다. 지누스는 10일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고 연내 상장을 목표로 IPO를 준비 중이다. 지누스는 코스피 상장사였지만 2005년 무리하게 사업을 다각화하다 자본잠식으로 상장폐지됐다. 이후 침대 매트리스, 베개 등으로 사업 역량을 집중하면서 회복 계기를 마련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6218억 원, 영업이익 531억 원으로, 대표적인 하반기 IPO시장 ‘대어’로 꼽힌다.
제이앤티씨와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이하 브릿지바이오)도 하반기 국내 증시 입성에 재도전하는 기업들이다.
휴대폰 부품 제조기업 제이앤티씨는 5일 코스닥 예비상장심사를 통과했다. 2016년 말 호실적에 힘입어 수요예측 단계까지 IPO를 진행했지만, 당시 남은 일정을 취소하고 공모를 연기했다. 주 고객사였던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7의 폭발 사고가 발생하며 시장 분위기가 위축된 게 이유였다. 이후 화웨이, 오포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물론 미국, 일본 등 기업들과 거래를 이어가며 글로벌 시장 내 거래처를 다변화했다
최근 성장성특례상장 트랙으로 코스닥 예비심사를 청구한 브릿지바이오의 경우 이번이 ‘삼수’째다. 앞서 두 번의 기술성 평가에서 A, BBB 이하 평가를 받으며 상장이 좌절된 경험이 있다. 7월 중순 베링거인겔하임과 특발성 폐섬유증 신약 후보물질(BBT-877)과 관련한 1조4600억 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뒤 재도전에 나선 터라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증시가 일정 부분 회복된 모습을 보이면서 상장 재도전을 고심하던 기업들이 행동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 가치를 제대로 판단받을 수 있는 적기가 지금이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