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16주째 주말 시위...오성홍기 밟고 전철역 부수고

입력 2019-09-23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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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홍콩 샤틴 지역의 뉴타운 플라자에서 송환법 반대 시위자들이 중국의 오성홍기를 밟고 지나가고 있다. 홍콩/AP연합뉴스

홍콩의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또다시 폭력적으로 전개됐다.

22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이날로 16주째를 맞은 시위에는 1000명 이상의 홍콩 시민들이 샤틴 지역의 쇼핑몰인 뉴타운 플라자에 모였다. 홍콩 정부가 폭력 발생을 이유로 대규모 시위와 행진을 금지하자 시위대는 도심 쇼핑몰을 시위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

검은 옷을 입고 ‘홍콩 파이팅’ 등의 구호를 외치고 홍콩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 된 노래 ‘홍콩에 영광을(Glory to Hong Kong)’을 합창하던 시위대는 중국 국기를 쇼핑몰 광장 바닥에 깔아놓고 차례로 밟기 시작했다. 그리고 검은 스프레이를 뿌려 밖에 던지거나 인근 강물에 버렸다. 소화전에 호스를 연결해 쇼핑몰에 물을 뿌리기도 했다.

또 시위대는 쇼핑몰을 돌면서 화웨이, 중국은행, 베스트마트 360, 헤이티, 스타벅스 등 중국과 관련된 기업이거나 홍콩 반정부 시위에 우호적이지 않은 상점에 몰려가 반정부 구호가 쓰인 스티커를 매장 입구에 붙이기도 했다.

일부 시위대는 쇼핑몰로 연결되는 샤틴역 등 전철역을 부수기도 했다. 전철역의 표 자판기와 개찰기, 전광판, CCTV 등 시설을 파괴해 일부 운영이 중단됐다.

수백명의 시위대는 도로를 점거한 채 바리케이드를 치고 불을 지르는 등 시위도 벌였다.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해산에 나섰다.

이날 시위대가 홍콩 국제공항 마비에 나서기로 했지만 홍콩 정부는 공항과 공항으로 가는 길목에 경찰관을 다수 배치해 공항 운영에 큰 지장이 발생하지는 않았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지난 4일 송환법 완전 철폐를 선언했지만 일부 시위대는 전철역 등 공공 시설물에 방화하는 등 폭력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홍콩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홍콩 시민 사회 내부 대립도 깊어가고 있다. 최근 들어 친중 성향 시민들이 거리로 몰려 나와 반중 시위대와 충돌하는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

시위 장기화에 폭력 양상까지 더해지면서 10월1일 중국의 건국기념일을 앞두고 홍콩 정부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고 CNBC는 평가했다. 홍콩정부는 건국기념일 행사로 계획했던 불꽃놀이를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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