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트럼프 탄핵 추진 계기 ‘우크라 의혹’ 통화녹취록 공개

▲미국 백악관이 25일(현지시간) 공개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전화통화 녹취록. 출처 블룸버그 트위터

백악관은 25일(현지시간) 지난 7월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전화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통화 중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과 그의 아들인 헌터에 대해 조사할 것을 요청했다. 또 트럼프는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자신의 개인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 윌리엄 바 미국 법무장관과 협력할 것을 수차례 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트럼프는 통화에서 “바이든의 아들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있어 바이든이 기소를 저지한 것에 대해 많은 사람이 진상을 알고 싶어한다”며 “당신이 법무장관과 할 수 있는 일을 해 준다면 고맙겠다”고 했다. 또 “바이든이 기소를 막았다고 자랑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었기 때문에 당신이 조사에 나선다면... 나에게는 끔찍한 이야기로 들린다”고도 말했다.

5페이지의 녹취록에서 위 발언이 바이든에 대한 유일한 언급이다. 다만 녹취록은 두 정상이 발언한 것을 그대로 기록한 것이 아니라 백악관 위기관리실과 국가안보회의(NSC) 당국자의 메모와 기억에 근거한 것이라고 WSJ는 상기시켰다.

녹취록에 따르면 트럼프는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과 바이든 아들에 대한 조사를 명확하게 연계시키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우리는 우크라이나를 위해 많은 일을 한다. 많은 노력과 시간을 할애한다”며 “유럽 국가들보다 더 많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은 더 당신의 나라를 지원해야 한다”며 “독일은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말만 할 뿐이다. 이건 당신이 그들에게 물어봐야 할 일”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는 통화 일주일 전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연기를 지시했다고 WSJ는 덧붙였다.

법무부 당국자는 이날 문제의 전화통화가 선거자금법 위반에 해당된다는 우려에 대한 정보기관 감찰의 보고가 있었지만 위반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한편 녹취록에 따르면 트럼프 개인 변호사인 줄리아니를 먼저 언급한 것은 젤렌스키 대통령이었다. 그는 “최근 나의 비서 한 명이 줄리아니와 이야기를 했다”며 “줄리아니가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면담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줄리아니가 뉴욕 시장이었으며 명성이 높고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잘 알고 있다”고 거듭 칭찬하면서 “만일 당신이 그와 이야기할 수 있으면 좋은 일”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