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경기 파주시와 김포시의 돼지 농가 가운데 이날까지 농식품부에 수매를 신청한 농가는 각각 52곳, 6곳이다. 이들 농가에서 기르던 돼지는 총 1만6598마리에 이른다.
농식품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경기 북부 지역에서 집중 발병하자 파주와 김포의 식용 가능한 돼지를 모두 사들이기로 했다. 수매를 신청하지 않거나 출하 과정에서 이상이 발견된 돼지는 살처분된다. 이 지역에서 돼지의 씨를 말려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을 원천 차단한다는 게 농식품부의 방침이다.
문제는 마찬가지로 일괄 수매ㆍ살처분을 추진하고 있는 연천군이다. 8일 수매 신청이 끝나지만, 대상 농가 22곳 중 수매를 신청한 농가는 두 곳이다. 농식품부는 연천군 발병 농가 반경 3㎞ 안 돼지 1만 여마리를 모두 살처분한 데 이어, 3~10㎞ 안 농가도 수매하거나 살처분키로 했다. 연천 발병 농가 반경 3~10㎞ 내에서 기르는 돼지는 3만4266마리다.
일괄 수매ㆍ살처분 방침이 알려지자 연천군 돼지 농가들은 '정부 방역 조치를 잘 이행했는데도 일방적으로 돼지를 수매ㆍ살처분하겠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돼지를 모두 처분하거나 살처분한 후 재입식이 불투명하다는 점 역시 농가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
오순민 농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이 이날 연천군 농민 대표를 만나, 수매 신청을 설득했지만 성과는 내지 못했다. 경기 북부가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로 오염된 상태에서 강력한 차단 방역은 불가피하다는 게 농식품부의 주장이다. 농식품부와 연천군은 이날까지 수매를 신청하지 않은 농가는 예외없이 살처분키로 했다.
이날까지 국내에서 확인된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 농가는 13곳이다. 지난달 16일 파주 연다산동에서 처음 발견된 후 △9월 17일 연천 백학면 △9월 23일 김포 통진읍ㆍ파주 적성면 △9월 24일 강화 송해면 △9월 25일 강화 불은면ㆍ삼산면 △9월 26일 강화 강화읍ㆍ하점면 △10월 1일 파주 파평면 △10월 2일 파주시 적성면ㆍ김포시 통진읍에서 잇따라 확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