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삼겹살 100g 1680원으로 15% 인하...롯데마트 1680원·홈플러스 1690원 판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병으로 돼지고기 소비가 뚝 떨어지자 가격이 안정세를 찾고 있다. 경매에 나선 돼지 수가 급감하면서 도매가가 롤러코스터를 타기도 했지만, 돼지고기 수요가 소고기와 닭고기로 대체되면서 당초 우려했던 폭등 상태는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돼지고기 소비가 줄자 이마트를 시작으로 대형마트들이 경쟁적으로 돼지고기 가격 인하에 나서고 있다.
이마트는 16일까지 1등급 이상으로 선별한 국내산 냉장 삼겹살, 목살을 각각 100g당 1680원에 판매한다고 10일 밝혔다. 이는 기존 판매가 1980원에 비해 15% 가량 저렴한 수준이다. 이번 행사를 위해 이마트가 준비한 물량은 삼겹살 120톤, 목살 40톤으로 삼겹살 기준 평상시 4주간 판매할 물량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소비 침체로 돼지고기 산지 시세(도매가)가 하락하면서 어려움에 빠진 국내 양돈농가를 돕고 돼지고기 소비 촉진에 나서기 위해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도 현재 100g 당 1980원에 팔고 있는 국산 냉장 삼겹살과 목심을 10일부터 16일까지 1680원에 팔기로 했다. 홈플러스 역시 기존에 100g당 1980원에 팔던 국산 냉장 삼겹살을 11일부터 16일까지 100g 당 1690원으로 인하해 판매하기로 했다.
돼지 열병이 처음 발병할 때만 해도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이었다. 실제 축산물품질평가의 축산유통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전국 기준 돼지 경매 시장 가격은 kg 당 4558원이었지만, 돼지열병 최초 발생일인 지난달 17일 5975원으로 31% 치솟았고, 도살 처분으로 경매 물량이 크게 줄면서 같은달 28일에는 32.5% 급등했다.
하지만 우려하던 소매가 폭등은 나타나지 않았다. 소비도 줄었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8일 삼겹살(국산냉장)의 중품 100g 당 가격은 2133원으로 지난달 16일(2013원)과 비교하면 120원(6.05%) 상승하는 데 그쳤다.
대형마트에서는 돼지고기를 찾는 소비자가 줄어든 대신 대체 육류의 인기가 높아졌다. A 대형마트의 지난달 30일부터 10월 6일까지 일주일 동안 국내산 돈육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11% 떨어졌고, 수입육 소고기 매출은 18.5% 상승했다. 닭고기는 4.4% 올랐다.
B 대형마트도 지난달 30일부터 4일까지 매출을 지난달 16일부터 20일까지 매출과 비교할 때 돼지고기는 1.1% 하락했지만 수입소고기는 9.3%, 닭고기는 7.6% 상승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마트는 통상 월 단위로 계약을 미리 해서 도매가에 크게 좌우되지 않는다”면서도 “수급이 안 맞으면 오를 수 밖에 없지만, 소비가 위축되다 보니 가격을 정하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