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판매 ‘주춤’하고 소·닭 ‘인기’...친환경 육류·수산물 마케팅 집중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병한 지 한 달을 맞은 가운데 돼지고기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며 유통가에 직격탄을 날렸다. 대형마트가 돼지고기 소매가격을 내렸지만 소비 심리는 기대만큼 회복되지 않고 있다. 대신 소비자들이 수입소고기나 닭 등 대체 육류로 눈길을 돌리자 유통업계는 친환경 안심 먹거리를 강조하고 나섰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형마트의 돼지고기 판매가 급격히 줄고 있다. A대형마트의 돈육 판매는 최근 2주간(2~15일) 전년 동기 대비 18.1% 떨어졌다. 대신 같은 기간 우육은 32.7% 치솟았고, 계육은 1.4% 상승했다.
B대형마트 역시 9월 23~29일 돈육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7% 줄어든 데 비해 수입소고기와 닭고기 판매는 각각 28.0%, 25.0% 수직 상승했다. 9월 30일부터 이달 6일까지도 돈육은 11.5% 판매가 줄어들었고 수입소고기와 닭고기는 각각 18.5%, 4.4% 늘었다.
돼지 소비가 둔화되자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는 일제히 10일부터 국내산 삼겹살 가격을 종전보다 15% 저렴한 1680원 전후로 판매하고 있지만 효과는 신통치 않다. 할인 행사 이후에도 B대형마트의 7~13일 돈육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5% 줄어들며 마이너스 신장세를 보였다. 이 기간 수입소고기는 22.5%, 닭고기는 9.1% 증가해 갈수록 매출 상승폭이 커지는 추세다.
대형마트의 돈육 할인 행사는 16일 종료되면서 17일부터 새로운 가격을 정하게 되는 만큼 가격을 더 낮추거나 할인 행사를 계속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문제는 대체 육류의 인기가 높아지자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돼지열병 발생 전날인 지난달 16일 닭 도매가는 ㎏당 2478원이었지만, 11일에는 3078원으로 24.2% 뛰었다. 15일에도 2992원을 기록해 발병 전 대비 20.7% 올라 있다.
다만, 아직은 소매가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15일 닭고기 도계 중품 1㎏ 소매가는 5222원으로 지난달 16일 5051원에 비해 3.38% 오르는 데 그쳤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육류는 사전 계약에 따라 물량을 미리 확보해 도매가 변동에 직접 영향을 받진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도매가 오름세가 장기화되면 판매가도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통가는 돼지 소비 감소분을 만회하기 위해 안심 먹거리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롯데마트는 이날부터 국내 유통업체 최초로 ‘친환경 한우’를 전 점에서 판매하기로 했다. ‘친환경 한우’를 단일 브랜드 상품으로 전 점포에서 판매하는 것은 국내 유통업체 최초다. 불고기(150g)와 국거리(150g)는 각 7200원, ‘이유식용 소포장팩(100g)’은 5520원에 판매한다.
신세계백화점은 친환경·동물복지 인증 상품 비중을 기존 35%에서 60%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으며, 업계 최초로 세계자연기금(WWF)과 손잡고 친환경 먹거리 홍보에 나섰다. 그 일환으로 국립수산품질관리원 및 수협과 함께 17일 본점을 시작으로 18일 대구 신세계, 24일 강남점 등 주요 점포에서 ‘2019 안전ㆍ안심인증 수산물 행사’를 진행한다. 대표 상품으로는 청정지역 완도의 대표 상품 활전복 大 3만 원(5미 기준), 수협중앙회에서 보증하는 참굴비 4만4000원(1.1㎏ 기준), 산지 직송 제주 은갈치大 3만2900원(1미)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