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의 주력 계열사 이마트가 창사 이후 처음으로 대표이사를 외부에서 영입해 위기 탈출에 나선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이갑수 대표이사를 비롯해 부사장보와 상무 등 주요 경영진 임원 11명을 교체하고 이르면 21일 후임 인사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마트는 매년 12월 1일 정기 인사를 실시해 왔지만, 올해는 실적 부진을 이유로 예년보다 시기가 앞당겨졌다. 실제로 지난해 이마트 영업이익은 4893억 원으로 줄었고, 올해 상반기 기준 997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 2분기에는 사상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냈다.
이에 따라 특히 이번 인사의 핵심은 대표이사를 외부에서 ‘수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사상 첫 적자를 내며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이마트의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로 풀이된다.
이갑수 대표는 1982년 신세계에 입사한 후 1999년 이마트로 옮겨 2014년 이마트 영업부문 대표에 오른 후 6년 동안 이마트를 이끌어온 장수 대표이사이지만, 최근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됐다. 지난 주말 퇴진 통보를 받은 이 대표는 임원들과 인사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마트 미등기 임원 40여 명 중 유일하게 1950년대생인 이 대표가 물러나면서 세대 교체가 이뤄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번 인사에는 50대 상무보급 본부장 일부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후임 대표로 일각에서 존 리 구글코리아 대표 등이 거론됐지만 그가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인 옥시레킷벤키저 한국지사장(2005~2010년)을 지낸 이력이 있는 만큼 이마트 측에서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이마트의 위기 상황이 이커머스의 활약에 따른 오프라인 유통업의 부진 때문이다 보니 온라인 상거래 업무를 주로 담당해온 경력의 소유자인 존 리 대표가 세간에 후보로 오르내린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이마트로서는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혁신을 주도할 인물이 필요한 상황이며, 내부가 아닌 외부 인사를 통해 조직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마트 관계자는 “정식 인사가 아직 나지 않아 후임자에 대해 알려진 바는 없다”면서도 “평상시보다 빠른 인사가 단행된다는 점은 맞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