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기업 韓 투자 못하는 3대 허들, '갈라파고스 규제' '노동경직성' '강성 노조'

입력 2019-10-2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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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 '한국은 매력적인 투자처인가' 좌담회…"韓 시장 초점 맞춘 제도가 투자 가로막아"

외국기업들의 한국 투자 걸림돌로 ‘갈라파고스 규제’, ‘노동시장 경직성’, ‘강성 노조’가 꼽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21일 전경련 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한국은 매력적인 투자처인가: 외국인 투자 기업인에게 듣는다’를 주제로 특별좌담회를 열었다.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회장과 크리스토프 하이더 주한 유럽상공회의소(ECCK) 사무총장이 참석했다.

좌장을 맡은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개회사에서 “올해 국내투자는 계속 줄어드는 반면 해외투자가 증가해 탈한국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는 한국이 기업을 경영하기 어려운 환경임을 증명한다”며 “기업 환경을 개선해 국내외 기업 모두의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양국의 상의 대표는 한국의 투자 매력도는 분명히 크지만 싱가포르, 일본, 중국, 홍콩 등 아태지역 국가들과의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인도네시아, 베트남도 해외 투자자에게 주목받고 있다.

제임스 김 회장은 “한국은 IT 인프라, 소비자 및 인적자원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혁신 테스트베드로서의 한국 시장을 강조했다.

하이더 사무총장도 “5G, 바이오, 자율주행 등 미래 산업에서 한국과의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갈라파고스 규제’나 한국 시장에만 초점을 맞춘 제도들이 향후 투자나 협력을 가로막고 있다는 우려도 내비쳤다.

김 회장은 “갈라파고스 규제는 전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글로벌 기업이 맞추기 불가능하며 한국을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해석하게 되어 투자를 실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미국의 6대 교역국에 속하지만 미국의 3000만 개 중소기업 중 불과 2만여 개 회사만 한국 시장에 진출해 있다”며 "미국 기업의 국내 투자는 물론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 활성화를 위해서는 양국의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개방형 혁신 생태계 구축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하이더 사무총장도 “한국기업 및 시장에 초점을 맞춘 규정들이 외국기업의 활동뿐만 아니라 한국 기업의 수출에도 제약을 가져온다”고 지적했다.

(출처=전국경제인연합회)

급격한 최저인금 인상 등 노동정책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다.

하이더 사무총장은 “정책 취지는 공감하지만 기업들이 변화에 적응할 시간도 없이 급격히 올라간 최저임금은 혼란 그 이상”이라며 앞으로의 최저임금 결정 방식에 평균임금 외에도 생산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한국 노동조합과 기업의 대립이 격해지고 있는 점을 우려했다.

그는 “노조와 기업이 협의할 때 무엇보다 객관적인 사실과 데이터에 기초하여 논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한국에서 논의되고 있는 프랑스 마크롱 정부의 노동개혁에 대해서는 “고용과 해고를 쉽게 하고 실업보험 수여 기준을 강화하는 등 정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도 한국 노동시장 경직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며 “노동시장 경직성이 기업이 신규 고용을 주저하게 하는 주요한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등 ‘준수비용(Compliance cost)’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하이더 사무총장은 “현재 정책의 일관성, 예측 가능성, 신뢰성, 투명성, 국제 정합성 모두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정책 개선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평가했다.

김 회장도 “한국의 준수비용(Compliance cost)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높다고 호소하는 외국 투자 기업들이 많다”며 “각종 조사와 감사에 있어 예측 가능성과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같이 CEO의 직접적 관리 대상이 아닌 부분까지 책임을 부과하는 법안들이 한국에 도입되면서 많은 외국인 투자기업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두 대표는 정부와 기업 간 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 수렴 등 충분한 소통 과정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그래야만 정책이 본래 의도와 달리 투자를 저해하는 부작용을 겪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날 좌담회에서는 이외에도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법인세 인하 등 세제개혁과 한ㆍ미 및 한ㆍ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등 현안을 논의했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투자 없이는 일자리를 만들 수도, 성장을 지속할 수도 없다”면서 “투자 주체인 기업에 대한 이해와 소통을 바탕으로 한국을 기업하기 좋은, 투자하기 좋은 환경으로 바꿔 나가야 한다”며 좌담회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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