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과 소통 위한 ‘타운홀 미팅’서 공언…미래 모빌리티 보안에 수백억 투자도 단행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향후 사업 영역의 50%는 플라잉카(PAV)와 로보틱스 사업이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임직원과의 소통 현장에서 ‘스마트 모빌리티’를 포함한 향후 전략도 공유했다.
현대차는 이날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함께 ‘미래 모빌리티 보안 시스템’ 구축을 위해 수백억 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하기도 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22일 서울 양재사옥 대강당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미래 사업전략과 방향성 △효율적인 업무 추진 △임직원과 조직간의 소통 등을 강조했다.
타운홀 미팅은 임직원과 자유롭게 소통하고 회사의 방향성을 공유하는 것은 물론, 수평적 기업문화 조성을 위해 마련됐다.
행사는 강당에 모인 1200여 명의 임직원이 질문하면 정 수석부회장이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수석부회장 취임 이후)언제쯤 자리를 마련하는 게 좋을지 고민해 왔다”는 인사로 행사를 시작했다.
한 직원이 “최근 전세계 자동차 산업수요 감소와 업황 부진 때문에 고민하는 직원들이 많다. 향후 회사의 나아갈 방향성을 공유해달라”고 요청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우리가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이니만큼, 차를 만드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미래에는 자동차가 50%, 하늘을 나는 PAV(private air vehicle)가 30%, 로보틱스가 20%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 안에서 서비스를 주로 하는 회사로 변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하게 자동차 산업에 머물지 않고 하늘을 나는 자동차와 로봇 사업까지 영역을 넓힐 것이라는 청사진을 재확인한 셈이다.
스스로 생각하고 있는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방향성을 제시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기본적으로 안전을 바탕으로 두고 사람과 사람의 만남을 주선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스마트 모빌리티’라고 정의했다.
그의 발언처럼 현대차는 그동안 모빌리티 사업을 추진하면서 보안과 안전을 강조해 왔다.
현대차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함께 ‘미래 모빌리티 보안’ 시스템 구축을 위해 수백억 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르노와 볼보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과 함께 2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사이버보안 전문 스타트업인 ‘업스트림 시큐리티’에 3000만 달러(약 350억 원)를 공통투자하기로 확정했다.
업스트림 시큐리티가 제공하는 보안 솔루션은 차량 뿐 아니라 차량을 연결하는 기반시설을 모두 보호할 수 있다. 특히 주행 중인 차량의 경우 공격 대상 감지와 모니터링, 그에 따른 대응까지 가능하다.
그동안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모빌리티 차량에 대한 보안 위협은 잠재적인 국가 안보 위협으로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감이 제기돼 왔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자동차 사이버보안 시장은 2017년 약 1600만 달러에서 2025년에는 23억 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날 미팅에서는 “업무에서 어떤 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정 수석부회장은 주저함 없이 “효율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이메일로 보고받을 때보면 그 아래 파일이 첨부된 경우가 있다”며 “파일을 읽어보면 (메일 내용과)똑같은 내용이다. 단 몇 줄의 보고라도 핵심과 의미만 전달하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최근 업황 부진에 대한 우려 섞인 질문에 그는 “미래에는 자동차 업계에서 사라지고 없어지는 회사가 많아질 것”이라며 “그중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솔루션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업 능력을 임원 평가에 반영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정 부회장은 “저나 본부장님들 레벨에서 얼마나 협업을 하는지, 얼마나 타 부서와 일을 풀어나가는 능력이 있는가 없는가가 중요하다”며 “향후에는 다른 팀과 소통을 얼마나 원활하게 추진했는지가 임원들의 고과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앞으로 저도 마찬가지겠지만 여러 임원분들도 돌아가면서 (소통)하고 1년에 한 번 정도는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해 타운홀 미팅을 연중행사로 정례화할 뜻을 내비쳤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이날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 현장을 연구소와 영업본부, 공장 등 전국 주요 사업장에 생중계 해 자리를 같이 하지 못한 임직원들의 자율적으로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