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쿠르드 향해 “철수하라, 그렇지 않으면 터키가 무참히 공격”

입력 2019-10-23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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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에르도안을 바라보고 있다. 소치/신화연합뉴스

터키와 쿠르드족 철수에 합의한 지 하루 만에 러시아가 시리아 국경 지대에 남아있는 쿠르드족을 향해 철수할 것을 촉구했다. 그렇지 않으면 터키군에 의해 무참히 짓밟힐 수 있다고 경고했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미국이 과거 몇 년 동안 쿠르드족의 가장 가까운 동맹이었지만 결국 쿠르드를 배신하고 버렸다”면서 “러시아와 터키의 합의대로 쿠르드가 철수하지 않으면 시리아 국경 수비대와 러시아 군이 철수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쿠르드 홀로 터키군을 상대해야 한다”고 위협했다.

터키와 러시아 간 합의가 이뤄진 지 하루 만에 쿠르드족 압박에 나선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전날 러시아 소치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터키 접경의 시리아 내 ‘안전지대’로부터 쿠르드 민병대 철수와 러-터키 양국의 합동 순찰에 합의했다.

합의에 따르면 23일 정오부터 150시간 이내에 모든 테러 세력인 쿠르드 민병대(YPG)와 중화기들을 터키-시리아 국경에서 30km 밖으로 철수해야 한다. ‘시리아-터키 국경에서 30㎞’는 터키가 그동안 주장해 온 시리아 내 ‘안전지대’의 폭과 일치한다.

또 쿠르드 민병대 철수 이후 터키군과 러시아군은 시리아-터키 국경으로부터 폭 10km에 걸친 터키의 군사작전 구역에서 합동 순찰을 실시하게 된다.

쿠르드에게 시리아 북동부 지역은 미래 독립국의 터전으로 여겨져 왔다.

철수하지 않고 남는 길을 택하면 화력에서 절대적으로 앞서는 터키군을 홀로 상대해야 할 처지다. 미군과 동맹을 맺고 2014년부터 약 1만 명의 전사자를 내며 시리아 내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격퇴에 앞장섰으나 미국에 ‘토사구팽’ 당한 쿠르드가 터전을 완전히 떠나야 하는 운명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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